“개국 이후에는 100명이 할 일이 1명이 한다는 심정으로 했지만 언제까지 특보 비상체제로 지내야 할지 모르겠다.”
종합편성채널이 평일 낮 뉴스에 집중하면서 뉴스특보 체제를 빈번하게 가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자들의 피로도가 더해지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종편 편성표에 나타난 뉴스시간을 분석한 결과 아침7시부터 밤12시(뉴스쇼 프로그램 제외)까지 TV조선 6시간 40분, 채널A 4시간 40분, MBN 4시간 20분, JTBC 1시간 30분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뉴스에서 짧게 20~30분 정도 방송하는 것과 달리 1~2시간씩 특보를 이어가는 게 종편 낮 뉴스의 특징이다.
특히 TV조선은 지난 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태 체포동의안 통과 당시 2.1%(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의 일일시청률을 기록 종편 4사 개국 이래 일반 편성일(스포츠 중계일 제외) 중 최고 시청률과 동시에 지상파 채널도 제친 기록을 세웠다. 당시 ‘뉴스특보’는 오후 4시38분쯤 순간 최고시청률 7.123%까지 치솟았다. 타종편 역시 비슷한 3%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석기 특수’를 노렸다.
이처럼 ‘뉴스특보’ 체제가 가져다주는 시청률의 빛 뒤에는 종편 기자들의 그림자도 짙게 드리워져 있다. TV조선의 한 여기자는 이달 들어 병원을 찾은 결과 각종 심각한 질환을 진단받아 결국 입원하고 말았다. 하루에도 수차례 현장연결을 하는데다 종편사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간부들의 채찍과 특종압박에 몸을 혹사한 탓이다.
지상파 뉴스가 메인뉴스를 위해 하루를 소비하는 패턴과 달리 뉴스특보 체제에서 30분 만에 방송리포트 기사를 ‘뚝딱’ 써내야 하는 건 기본이다. 또 고된 노동 탓에 TV조선에서 타종편으로의 이직과 수혈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편 한 기자는 “살인적인 근무환경 탓에 인력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노조가 없다보니 하소연 할 곳도 없다”며 “TV조선에서 주변 기자들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종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편사 기자들이 겪는 문제 가운데 연봉과 더불어 수당문제도 얽혀있다. KBS, MBC, SBS 노조가 있는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초과 근무를 하는 경우 수당이 지급되지만 종편사 기자들의 경우 수당은 언감생심 꿈도 꾸기 힘들다.
JTBC 한 기자는 “연봉제 평가를 하다 보니 낮은 등급을 받지 않기 위해서 부장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면서 “철야근무를 하고 난 다음날도 쉬지 못하고 다음날 보고까지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항의도 수차례 해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종일 일하고도 쉬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 돼 버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종편 기자들의 낮은 처우는 출범 초기부터 자리를 잡은 데다 제작비가 적게 드는 뉴스가 낮 시청률까지 보장하자 간부들은 뉴스를 더욱 편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종편사 한 기자는 “솔직히 콘텐츠가 없다보니 뉴스를 과도하게 편성하고 있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기자들만 혹사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