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락 기준 60%에서 50%로 하향 조정
‘재승인 거부’ ‘조건부 재승인’ 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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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5일 전체회의를 열고 2014년도 종편 및 보도채널 재승인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뉴시스) | ||
내년 2월 진행될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채널에 대한 재승인 기본 계획이 확정됐다. 가장 쟁점이 됐던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의 실현 가능성’과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 및 제작계획의 적절성’ 항목에 대해 과락제를 도입하고, 과락 기준인 50%에 미달 시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또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심사위원회 구성을 11명에서 15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날 의결된 안은 당초 방통위가 마련한 초안에 비해서는 일부 진전된 내용이다. 하지만 재승인 심사 연구반이 마련한 심사 기준안보다는 크게 후퇴한 것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애초 연구반의 심사안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던 터라 방통위의 심사안을 두고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 의뢰를 받아 재승인 심사안을 만든 연구반 교수들은 애초 핵심 항목에 대한 과락 기준을 60%로 제안했다. “종편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정책 도입의 취지를 고려해서 좀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것이 연구반의 취지였다. 그런데 방통위는 지난 4일 이 기준을 다른 항목의 과락 기준과 동일한 40%까지 낮추더니, 한 차례 의결 보류를 거친 뒤 50%로 조정하는 선에서 그쳤다. 또한 연구반은 “방송공정성 및 품격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우려”를 반영해 종편의 방송심의규정 위반 등에 대해 중복 감점하도록 했으나, 방통위는 형평성 문제를 들어 이를 묵살했다.
방통위가 심사안 의결을 앞두고 각계의 의견 수렴 차원에서 지난 2일 개최한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들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기준 점수 미달 시 ‘재승인 거부’로 퇴출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지만, 방통위는 ‘조건부 재승인’을 병기해 구제 가능성을 열어뒀다.
종편 승인 심사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주주 구성의 적정성 문제도 간과됐다는 지적이다. 승인 심사 자료를 제출받아 검증을 진행한 언론시민단체들은 승인 당시의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연구반에서도 신청법인의 적정성과 관련해 주요주주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방통위는 현행법을 근거로 신청법인과 최대주주에 대해서만 평가하도록 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채널A는 물론 종편 다수의 부적절한 자본 참여와 이를 묵인한 방통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심사의 룰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제 공은 심사위원회로 넘어가게 됐다.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큰 비계량평가 항목이 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심사위원회 성향에 따라 심사 결과가 전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채수현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심사위원회 구성과 운영은 심사기준 항목을 결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항일 수 있다”면서 “방통위의 추천 몫을 줄여 심사에 대한 개입 여지를 줄이고 심사위원들의 실명 점수와 실명 심사소견서를 공개해 신중하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