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최된 서울신문의 ‘편집국장 직선제 토론회’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노사는 서울신문의 경영난과 편집국 내 사기저하 문제에는 모두 공감했으나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법론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서울신문 노조는 최근 정기대의원 대회, 조합원 설문조사를 거쳐 편집국장 직선제를 올해 단체협상의 제1요구안으로 결정했다. 이에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은 “직선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며 토론회를 제안했다.
서울신문은 2000년 도입한 직선제를 2009년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임명동의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노조는 정부나 사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서울신문의 불안한 소유구조를 근거로 편집국장 직선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서울신문 임원진과 국·실장, 노조 집행부 및 조합원 등 3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신문 9층 회의실에서 2시간에 걸친 토론회를 갖고 편집국장 직선제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편집과 경영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이날 토론회에서 사측은 편집국장 직선제를 시행할 당시 경영난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철휘 사장은 “(열독률과 수익 등의 측면에서) 서울신문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직선제 시행하던) 2004~2008년”이라며 “1년에 100~2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상관관계를 단언할 수는 없으나 회사는 그 시기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는 직선제와 경영 성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난 2년 동안 다시 20~3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회사가 주식을 팔아 적자를 메웠기 때문에 적자 폭이 줄어들었을 뿐 임명동의제의 영향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노사는 편집국 내 사기 저하를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노조는 최근 공보위를 통해 서울신문의 단독·기획기사 부재를 꼬집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들은 “지금처럼 ‘될 대로 돼라’는 분위기는 처음”이라며 “편집국장이 구성원들의 눈치를 봐야 에너지를 가지고 분발하는 분위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측은 “제도 때문에 편집과 취재 부서 간, 혹은 부장과 부원 간에 소통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스스로가 더 열심히 해 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진행된 토론회는 직선제 도입에 대한 결론을 내는 자리가 아닌, 서울신문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제도의 장단점을 파악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에 노사는 편집권 독립과 경영난 타개를 위한 논의를 추후에도 이어갈 방침이다.
이창구 노조위원장은 “완전한 직선제가 어렵다면 기자들의 선출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것을 전제로 다양한 대안을 찾아 실현해보자”며 “임명동의제가 지금처럼 계속되면 편집권의 레임덕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휘 사장은 “경영과 신문의 질이 충돌하면 신문의 질을 택할 것”이라며 “편집권 독립이라는 가치를 고민해보겠다. 기자들도 앞으로 집요함을 발휘해 취재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