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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일주일 사이 '극과 극' 체험

'일베에 점령' 주장에 '종북 앵커 퇴출'까지

장우성 기자  2013.09.04 00: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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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극우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와 관련해 ‘극과 극’ 체험을 하고 있다. 한때 ‘일베에 점령당했다’는 주장에 시달리다가 며칠 만에 일베 회원들로부터 ‘종북 앵커 퇴출’이라는 공격을 받게 된 것이다.


일부 네티즌을 중심으로 ‘일베 점령’ 설이 퍼진 것은 이른바 ‘노알라 방송사고’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SBS 8시뉴스 ‘일본 수산물 방사능 공포’ 관련 리포트의 그래픽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동물과 합성해 희화화한 ‘노알라’ 이미지가 끼어들어갔다.


SBS는 곧 사과방송을 냈지만 의도적 실수라는 주장이 인터넷상에서 증폭됐다. 일부 진보 성향의 네티즌들은 일베 회원들이  SBS 소속 일베 회원이 합성사진을 올렸다고 주장한 것을 근거 삼았다. SBS 내부 게시판에 게재된 ‘심의사항 보고’ 캡처 사진이 일베 게시판에 오른 것도 의혹을 부추겼다. 이에 SBS 내에서는 억울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SBS의 한 기자는 “왜 SBS의 말은 못믿고 일베 말은 믿느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SBS의 자체 조사 결과 해당 리포트를 한 기자와 그래픽 담당자는 일베 회원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SBS는 책임을 물어 그래픽 담당 간부를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뒤인 28일에는 상반된 상황이 연출됐다. 8시뉴스 김성준 앵커는 ‘이석기 사건’을 놓고 “미묘한 때에 초대형 사건이 불거졌다. 시점과 내용으로 볼 때 국가정보원이 조직의 명운을 건 외길 걷기에 나선 것 같다. 진실 말고는 길잡이가 없다”라는 클로징 코멘트를 남겼다. 이를 두고 일베 게시판에는 ‘종북 앵커를 퇴출시키자’는 요구 글이 올라왔다.


김 앵커의 2일 뉴스 클로징 코멘트 이후에도 일베 게시판을 비롯한 SBS 시청자게시판에는 ‘종북 앵커 퇴출’ 글이 다시 잇달았다. 김 앵커가 “이석기 의원 사건으로 진보 전체를 비난하는 건 곤란하다. 진보와 망상적 패권주의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진보진영 스스로가 지난해 통합진보당 사태 때 문제를 알고도 분명한 선긋기를 주저한건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는 있다”고 클로징 코멘트를 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김성준 앵커는 “새누리당 일부부터 민주당, 시민단체에 이르기까지 진보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지만 이들과 종북 패권주의 세력은 전혀 별개”라며 “진보세력이 진보당의 본질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는데도 대처를 소홀히 했던 점은 반성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라고 말했다.


김 앵커는 또 “지난 노 전 대통령 관련 방송사고에 대한 비난은 우리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이석기 사건 관련 코멘트에 항의하는 분들은 특정한 집단일 뿐 보수층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