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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보도와 상업성…미디어 공공성 훼손"

미디어공공성포럼 5주년 기념 토크콘서트

강진아 기자  2013.09.04 00: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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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9일 국가인권위원회 8층 배움터에서 열린 미디어공공성포럼 5주년 기념 토크콘서트 및 토론회에서 (왼쪽부터)최상재 전 언론노조위원장(SBS 기자), 최성진 한겨레 기자, 김민기 숭실대 교수,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미디어 공공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추측 보도는 저널리즘의 원칙을 철저히 무시한 것이다. 언론들이 확인 없이 마구 따라가면서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다.”
역대 ‘미디어공공성포럼 언론상’ 수상자인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최상재 전 언론노조위원장(SBS 기자), 최성진 한겨레 기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국가인권위원회 8층 배움터에서 열린 미디어공공성포럼 5주년 기념 토크콘서트에서 언론학자들과 만나 미디어 공공성이 약화되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김용진 대표는 KBS 기자 시절 G20 정상회의 과잉 보도 문제점을 지적한 후 징계를 받았고, 최상재 전 위원장은 미디어법 반대투쟁을 하다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2011년 수상자다. 최성진 기자는 지난해 ‘정수장학회-MBC 비밀회동’ 보도로 미디어 공공성 구현에 기여한 점에서 올해 초 수상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주요 매체들이 시장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미디어의 사적 소유화에 공공성을 기대하는 것은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아마존에 매각된 사례를 들며 한국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는 점에 놀라움을 전했다. 김 대표는 “해외 언론에서는 비판적인 기사가 많았다”며 “아마존의 혁신이 원가절감, 저임금 착취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라는 점에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뛰어난 경영인이라 해도 결국 이윤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독립 언론이 피어나는 현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대표는 “재벌로 미디어가 넘어가면서 탐사보도가 축소되고, 기성 언론이 수용자들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면서 많은 언론인이 거리로 나와 독립 언론을 만들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아직 미미하지만 유럽, 미국에서는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영방송에 대한 공공성 논의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국민주 형태나 미디어 협동조합, 독립 언론 모델이 많이 출현함으로써 그에 공공성을 기대하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독립 언론 모델로 꼽히는 뉴스타파에 대한 평가 질문이 나오자 “기초를 다지는 단계”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최근 미국의 ‘프로퍼블리카’, 프랑스 ‘메디아파르’ 등 온라인 탐사매체들이 주류 언론의 반열에 올라서고 있는 만큼 비영리 독립 언론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한국도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뉴스타파도 지난 대선과 최근 조세도피처 보도 과정에서 후원이 급증했다. 현재 3만 1000명의 후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 메디아파르의 유료 독자가 약 7만5000명에 달하는 사례를 통해 “훌륭한 보도를 내놨을 때 유료 독자가 계단식으로 늘어난 패턴”이라며 “좋은 뉴스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면 성공적인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성이 취약해지는 원인으로 기자들의 저널리즘 정신이 사라지고 있는 점도 꼽혔다. 젊은 언론인들이 저널리즘 실현보다 기능적 전문가로 전락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최상재 전 언론노조위원장은 “과거에는 80년대 광장에서 사회를 통해 언론인으로서 직업윤리와 사명, 불의에 대한 저항 등을 배웠지만 지금의 세대는 그것과 거리가 멀다”며 “사실상 언론인으로서의 자각이 약화되는 점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성진 한겨레 기자는 최근 한국기자협회가 현직기자 304명을 대상으로 한 창립 49주년 기념 설문조사 결과를 들며 “‘내가 최성진 기자였다면 보도를 했겠는가’하는 질문에 69%가 보도를 하겠다고, 4.1%가 보도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오히려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25.5%가 회사 방침에 따르겠다고 한 답변”이라고 말했다.
최 기자는 “국민의 알 권리라는 저널리즘 원칙과 기자로서의 양심에 따른다면 회사와 편집국장에 맞서 싸울 수 있어야 한다”며 “회사 방침에 따른다는 현실은 공공성 붕괴와 저널리즘 후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장과 학계가 만난 자리인 만큼 기자들은 학계에 미디어 연구 강화를 주문했다. 김용진 대표는 “국내 비영리, 비당파 언론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며 “한국은 아직 맹아적 단계지만 학계에서도 이론적인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독립매체들이 한국의 미디어 공공성 회복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깊이 있는 연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최상재 전 위원장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의 미디어 생태계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역 언론의 문제는 ‘재원의 문제’로 압축된다. 재원의 효과적인 배분으로 지역 언론이 권력에 종속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독립을 갖출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체간 상호비판의 중요성도 상기됐다. 최성진 기자는 “방송이나 신문이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지면)이 많이 사라졌다”며 “매체 상호 비평이 절실하게 필요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 기자는 “포럼이나, 계간지, 온라인 사이트 구축 등 많은 학계 전문가와 현업 종사자들, 그리고 일반인까지 자유롭게 매체 비평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