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서 기자들이 제작하는 유일한 시사보도프로그램인 ‘현장21’이 각종 기자상을 휩쓸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5~7월 세달 연속 차지했다. 방송기자연합회의 이달의 기자상도 올해만 세 번 받았다.
‘가짜 베스트셀러 출판계 사재기’의 이대욱 기자, ‘연예병사 화려한 외출’의 정성엽 김정윤 기자, ‘당신의 비밀이 거래되고 있다’의 정명원 기자가 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3개월 연속 수상의 주인공들이다.
상에 출품은 하지 않았지만 김능환 전 선거관리위원장의 청빈한 삶을 사회적 관심사로 확산시킨 ‘대한민국 재상 스토리’도 현장21의 작품이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베’에 대해서도 방송에서는 흔치 않게 두 차례 정면으로 다뤘다.
현장21팀 안에서도 연이은 수상 소식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5월 폐지까지 거론됐던 사실이 무색하게 두드러진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현장21팀의 한 관계자는 “폐지 논란이 어느 정도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올해 초 개편과 팀 재조직을 통해 꾸준히 준비해온 결과”라며 “3월 한 달만 빼놓고는 올해 매달 기자상을 수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21팀의 제작여건은 그리 좋은 편이 못 된다. 현재 데스크를 포함한 구성원은 10명. 50세 넘는 기자가 3명이고 경력 10년차 이상이 대부분이다. 폐지 논란 후 ‘허리’에 해당하는 4명이 보도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륜있는 기자들이 중심이라 장점도 있다. 하지만 기동력과 체력이 요구되는 고발 아이템을 소화하기 쉽지는 않다. 기자 한 사람당 4주에 한번 30분짜리 꼭지를 제작해야 하는 일정도 빠듯하다. 소속 작가들의 수나 연차도 SBS의 다른 시사고발프로그램에 비해서도 부족해 기자들의 업무 강도가 세다.
‘현장21’은 SBS 내에서는 부침을 거듭해왔다. 모태는 1998년 첫 방송을 탄 ‘뉴스추적’이다. 그 뒤 보도제작국 제2부로 운영되다 보도제작부 산하 팀으로 격하됐다. 2011년 ‘휴머니즘이 있는 고발프로그램’을 지향하며 ‘현장21’로 명칭이 변경됐다. 지난 상반기에는 8시뉴스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폐지가 거론됐지만 SBS 기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현장21은 또다시 9월 정기개편의 관문을 거쳐야 한다.
신승이 SBS노조 공정방송위원장은 “현장21을 다른 프로그램처럼 단순히 시청률의 잣대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며 “지상파 방송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시점에 SBS 보도가 10년 이상 쌓아온 탐사보도 노하우를 더욱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