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MBC 공정방송 단협 백지화·임금제도 개편 추진 파문

사측, 단협 협상서 '강경' 모드…"사장 선출 앞두고 노조 무력화 시도"

김고은 기자  2013.08.28 14:14:34

기사프린트


   
 
  ▲ 지역MBC에서 상여 미지급 사태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27일 여의도 MBC 남문 앞에서 김종국 사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노조)  
 
MBC가 최근 노사 단체협약 협상에서 공정방송 조항 백지화와 임금제도 전면 개편 등 ‘강수’를 들고 나와 6개월 뒤 사장 선출을 앞두고 ‘노조 무력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종국 사장이 내년 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재선임을 위해 조직 정상화보다는 방송문화진흥회 여권 이사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강경 카드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MBC 노사는 최근 두 차례 실무협상을 갖고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째 지속 중인 ‘무단협’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인 안까지 교환된 상태는 아니지만, 사측이 공정방송 관련 조항 백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사측은 기존 단협 전문에서 “자율적인 민주언론의 실현”이라는 목표를 삭제하고, 공정방송 실현 주체에 대한 규정에서도 노조를 제외시키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노조를 더 이상 ‘공정방송’을 논하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저의”라며 “‘노조 무력화’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공정방송협의회를 없애고 해고자 복직 등은 대법원 판결 이후로 명시하는 내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11월에 있을 해고자들에 대한 1심 판결을 의식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임금체계도 크게 손질할 태세다. 김 사장은 지난 2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기여도에 따라 성과급 차등 폭이 크도록 고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급제를 원칙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조가 최근 확인한 ‘성과보상제도 개편’ 방안에 따르면 △개인 인센티브제도 강화 △개인평가에 따라 기본급 차등 책정 △조직 성과평가 제도 신설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평가 결과에 따라 임금이 차등 책정되면 조직 내 눈치 보기와 개인주의가 횡행할 우려가 크다. 특히 파업 참가 여부가 여전히 인사의 잣대가 되는 현실에서 보상과 연동한 평가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과도한 성과급제가 추진된다면 이는 회사에 만연한 ‘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배제주의’가 등급 부여를 넘어 급여 차별로까지 확대될 것임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사측은 또 단협에서 설·추석 등에 지급되는 특별상여를 경영상황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친 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르면 경영상황에 따라 연간 400%의 특별상여가 지급되지 못할 수도 있게 된다. 우려는 이미 지역MBC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7월까지 전국 14개 지역MBC에서 경영 사정을 이유로 특별상여가 지급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지난 6월 김종국 사장이 지역사에 “자구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뒤 이뤄진 조치다. MBC는 “연말 경영상황을 보고 지급여부를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김종국 사장이 지역MBC를 통해 ‘수치화된’ 경영 실적을 올리고 내년 2월 주총에서 그 성과로 연임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묵과한다면 사측은 앞으로 경영상황과 이사회 결의라는 ‘전가의 보도’를 마음 놓고 휘두르며 직원들을 임금으로 옥죄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