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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재승인'은 있고 '재승인 거부'는 없다?

시민단체, 종편 심사 기준 허점 지적

김고은 기자  2013.08.21 14: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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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 재승인 심사 기본계획안을 29일 전체회의에 상정하고 재승인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논란이 끊이지 않는 종편 주주 구성 문제에 대한 재검토는 물론 문제 사업자에 대한 퇴출 기준 없이 사실상 ‘조건부 재승인’을 위한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방송정책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재승인 심사 연구반은 늦어도 21일까지 ‘종편 재승인 심사 세부 기준안’을 완료해 방통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이를 토대로 재승인 심사 기본계획안을 마련, 전체회의 의결을 거친 뒤 사업자들로부터 관련 자료들을 제출 받아 내년 1~2월부터 본격적인 재승인 심사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연구반이 작성한 심사 기준안 초안의 내용이 알려지며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논란이 제기되는 대목은 ‘재승인 거부’의 조건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총점 1000점 중 650점 미만을 받은 사업자에 대해 방통위가 ‘조건부 재허가’ 또는 ‘재허가 거부’를 의결토록 하고 있으나, 종편에 대해선 핵심 2개 항목에서 배점의 60%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에 한해 ‘조건부 재승인’한다는 설명만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재심사 세부 항목을 어떻게 만들어도 종편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강력한 조건부를 걸어서 재승인 하겠다는 마지노선을 정해놓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재승인 거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도입되지 않으면 규제의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연구반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도준호 숙명여대 교수는 “재승인 거부와 과락제도 등을 포함해서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도 교수는 “지난 9일 종편 사업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연구반 참여 교수들의 의견을 다시 취합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종편 주주 구성 분석 과정에서 드러난 ‘쪼개기 출자’를 통한 편법 투자 논란이나 부실자본 투자에 대한 검증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채널A의 경우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유령회사와 차명회사를 통한 ‘쪼개기 출자’로 총 206억원(5.05%)을 투자하고, 동아일보의 사돈 기업인 E&T가 SK텔레콤으로부터 203억원(4.98%)을 빌려 채널A에 투자했다가 1년 뒤 처분한 사실이 밝혀졌으나 방통위는 “심사 규정 상 문제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경재 위원장도 지난 1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5% 이상 주요 주주에선 크게 문제가 안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연구반이 만든 심사안 초안에서도 ‘신청법인의 적정성’이 비계량 항목으로 분류된 데다가 주요주주에 한해서만 적정성 및 건전성을 심사하도록 되어 있어 승인 심사에 이어 재승인 심사까지 부실 논란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승인 단계에서 드러난 심사 기준의 허점을 보완해 재승인 심사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준호 교수는 “주주 구성 문제를 포함해 사회적 우려에 대해 듣고 있고, 그런 것들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용일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장은 “외부에서 제기되는 주장을 재승인 심사 기본계획안에 반영할 지 여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