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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기자를 하실 건가요?"

[재능기부 저널리스트 체험기] 김호성 YTN 기자

김호성 YTN 기자  2013.08.14 16: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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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성 YTN 기자  
 
“다시 태어나도 기자를 하실 건가요?” 강의를 마친 뒤 가진 Q&A 시간에 한 학생의 돌직구가 날아왔다. “아, 네… 그건… 그러니까, 다시 태어나도 지금 부인과 결혼하실 건가요? 라는 질문보다 더 어려운 질문이네요….”(폭소)

기자협회는 ‘재능기부 저널리스트’ 사전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주의력이 5분 이상 가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전현무 아나운서’의 YTN 입사 과정 에피소드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평양 취재와 9·11 테러 당시의 뉴욕 현장을 언급하며 학생들의 눈과 귀를 꽁꽁 붙들어 맸다. 학생들의 눈빛이 형형하게 살아나기 시작했다. ‘기자는 피자를 어떻게 주문할까?’라는 촌극에는 학생들을 직접 참여시켰다.

일진 : 보고해
수습 : 피자 시켰습니다.
일진 : 어디 껀데?
수습 : 미스터입니다.
일진 : 왜 하필 미스터야? 피자헛, 도미노, 파파존스도 있는데!
수습 :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일진 : 잘 몰라? 잘 모르면 어쩔 건데? 내가 가서 취재할까? 음료는?
수습 : 음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진 : 없었던 거야, 없었던 거 같은 거야? 똑바로 말해.
수습 : 없었습니다!
일진 : 야, 피자만 꾸역꾸역 먹으면 목이 메겠냐, 안 메겠냐?
수습 : 멥니다….
일진 : 근데 음료가 없어? 납득이 안 되잖아. 너 이거 니가 취재한 거 아니지?
수습 : …

미래의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중고등학교 교실의 열기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뜨거웠다. 취재는 어떻게 하는가 하는 원론적인 질문에서부터 언론사에 입사하려면 꼭 대학에 가야만 하는가, 기자 연봉은 얼마나 되는가 하는 구체적인 사안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궁금증은 무궁무진했다.

1949년 퓰리처상 보도사진부문 수상작을 보여주면서 “이 사람이 누굴까요?”했더니, 한 학생이 “베이브 루스!”라고 큰 소리로 화답했다.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의 은퇴식, 그 세리머니를 촬영하기 위해 베이브 앞에 모인 사진기자들. 그러나 그들과는 정반대 편에서 셔터를 눌렀던 나다니엘 페인 기자, 그렇게 해서 드러난 앞모습보다도 더욱 생생한 홈런왕의 뒷모습…. “세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려는 시각! 이게 바로 기자정신이란다”라고 말하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가장 당황케 했던 바로 그 질문, “다시 태어나도 기자를?”에 대해 잠시 머뭇거린 뒤 “물론이지!”라고 답하긴 했는데…. 당신 정말 그래? 아이들은 아내보다 더 무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