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기자 2013.08.06 10:41:53
오늘의 말말말 |
| “21년 전 민주주의를 훼손했던 당사자가 이렇게 나섰으니, 야당 입장에선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이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992년 일명 ‘초원복집 사건’으로 불리는 관권 선거 파동의 주모자였던 김기춘 당시 법무장관이 5일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것을 두고 한 말. “김기춘 실장은 유신과 공작정치가 닉네임…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을지 매우 회의적.”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이 불교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기춘 비서실장 임명을 촌평하며 한 말.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대사가 증인으로 나온다면 김현, 진선미 의원 증인 가능.”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이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국정원 국정조사에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가 증인으로 나오면 새누리당이 요구했던 김현,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할 여지가 있다며 한 말. “개성공단을 하겠다는 건지 접겠다는 건지,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에게 정직하게 말해야 할 때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tbs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에 출연해 우리 정부의 ‘북한 길들이기’식 실무협상 태도는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고 작심하고 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정직하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한 말. “일본이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것은 알코올 중독자에게 알코올 초콜릿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일본의 군사력 증강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한 말. |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비서실 인사개편을 전격 단행했다. 허태열 비서실장을 경질하고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새 실장에 기용했다. 2개월간 공백 상태였던 정무수석 자리에는 직업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전 유럽연합 대사를 임명했다.
철통보안 속에 이뤄진 박 대통령의 ‘깜짝인사’에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어제 인사는 당황 그 자체였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허태열 실장 등의 교체 배경에 대해 전혀 알 수 없고 새롭게 선임된 비서실장 및 나머지 수석들에 대한 인선 방향성도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번 인사는 여당과도 전혀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그야말로 철통보안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이뤄졌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어제 하루 종일 의원들끼리 이게 무슨 일이냐, 새 정무수석은 어떤 사람이냐, 서로 황당해 하며 전화하는 등 웃지 못 할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박준우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인사”라면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청와대에 영수회담을 요청해 놓은 마당에 정무수석이 대통령을 대리해서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 대표하고도 긴밀하게 물밑협조를 해서 정치적 빅딜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과연 이런 것들을 정무수석이 해낼지 우려 반 기대 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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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5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으로 장외투쟁에 나선 민주당 천막당사를 찾은 김기춘(왼쪽)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이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 ||
특히 김기춘 비서실장 발탁은 상당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은 공안 검사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 멤버다. 1972년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했으며 박정희 정권 말기에 청와대 비서관도 지냈다. 법무장관으로 있던 1992년 대선을 코앞에 두고 김영삼 후보의 승리를 위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등 관권 선거를 모의한 ‘초원복집’ 사건의 주역이다.
김용태 의원은 “야당이 펄펄 뛰는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일들을, 그것도 현직 고위공직자들이 했다는 것이 우리 국민들에게는 충격이었다”면서 “지금 야당은 민주주의가 크게 문제되고 있다며 밖에 나가 있는 건데, 21년 전에 민주주의를 훼손했던 당사자가 이렇게 나섰으니 야당 입장에서 정말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김관영 수석대변인도 김기춘 실장에 대해 “20여 년 전에 있었던 그 사건이 지금 상황하고 상당히 여러 가지 유사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김관영 대변인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과거 경력을 봤을 때 과연 야당을 상생과 협력의 대상자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힘 있는 자리에서 국민들을 탄압하는 일들에 주로 관여해온 분이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공직사회 기강을 다잡고 후반 국정 운영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숙현 시사칼럼니스트는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한편으로 그간 눈에 보이지 않던 이른바 원조 친박 핵심 인사들이 전면적인 등장을 알리는 신호”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박준우 정무수석에 대해서는 “지금처럼 여야간 첨예한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그런 자리에 정치권 경험이 전혀 없는 직업 외교관 출신 인사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는 않을 거란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기존 여의도 정치, 여의도 문법과 다른 차원을 모색해보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 표명으로도 보이는데,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정치 수준을 너무 과대평가 한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내부 효과는 뛰어나겠지만, 외부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철희 소장은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기춘 실장 기용에 대해 “총리 인사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경륜을 갖춘 분이기 때문에 내부를 단속하는 효과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미 정계를 은퇴한지 제법 오래인 분이 다시 전면에 등장하고 또 야당에서 굉장히 껄끄럽게 생각하는 몇 가지 부분에 다 연루돼 있는 분이라 외부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촌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