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일째 신문 파행 발행이 계속되고 있는 한국일보의 장재구 회장이 경영권을 상실해 한국일보 사태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2부(수석부장판사 이종석)는 1일 ㈜한국일보사 직원들의 회생절차 신청을 받아들여 회사에 대한 재산보전 처분과 동시에 우리은행 출신의 고낙현 씨를 재산보전 관리인에 임명했다.
이로써 한국일보는 사실상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가 장 회장과 박진열 대표이사 사장의 일체의 권한이 정지됐다.
이에 앞서 한국일보 전ㆍ현직 기자들과 논설위원 등 201명은 지난달 24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한국일보에 대한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신청인들은 1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수년 동안 한국일보사로부터 받지 못한 체불 임금과 퇴직금 등 96억원의 임금 채권을 모아 채권자 자격으로 기업회생 신청을 냈다”며 “신청인들은 노조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대다수 한국일보 현역 기자들과 전직 기자, 논설위원, 경영지원 부문 직원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201명의 신청인들은 이날 낸 호소문을 내어 “200억원 배임 혐의로 기소가 임박한 장재구 회장의 비리와 전횡, 부실 경영으로 부도 직전에 몰린 회사를 살리고 편집국 폐쇄 이후 망가진 신문 발행을 정상화하기 위해, 뼈를 깎는 희생을 감수하고 기업회생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신청인들은 “한국일보는 2007년 중학동 사옥을 매각하고 제작 부문을 분사하는 등 힘든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2008년 1월2일자로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장 회장의 비리와 부실 경영으로 2009년부터 다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며 “수년간 직원들의 연차ㆍ휴일근무 수당, 취재비, 출장비, 학자금 등 수많은 경비와 수당이 밀렸고, 기자실 운영비와 외부 필자 원고료까지 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퇴직자들은 힘든 소송 과정을 거쳐야 겨우 퇴직금의 일부나마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후 한국일보는 임금체불과 어음 연장, 국세 체납 등을 통해 위기를 넘겨왔지만 지난 6월15일 편집국 폐쇄 뒤 광고 급감과 구독 중단으로 부도 직전에 몰렸다는 설명이다.
신청인들은 “장 회장의 전횡 때문에 부도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리고 신문 발행을 정상화하기 위해 기업회생은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일보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신청자들은 정정당당 불편부당 춘추필법이라는 창간 정신을 구현하는 제대로 된 신문 제작에 하루빨리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법원이 임명한 보전 관리인이 회사의 빠른 회생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인 편집국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수백억원대 배임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장재구 회장의 영장실질심사는 5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