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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저축은행, 종편․보도채널에 대거 투자"

언론연대, 종편 및 보도채널 1차 검증 결과 발표

김고은 기자  2013.07.30 09: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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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에 부실 저축은행과 비영리법인 등이 다수 출자한 사실이 드러났다. 상당수 법인들이 여러 사업자에 중복 투자하거나 동일인 주주가 ‘쪼개기 출자’ 한 사실도 확인됐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종편 및 보도채널 승인 심사 1차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1차 검증은 종편 및 보도채널 신청 사업자 10개의 ‘주주 구성’에 관한 것으로, 자료 공개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MBN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노조, 언론인권센터가 29일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종편 및 보도전문채널 승인 심사 1차 검증 기자회견을 가졌다. (언론노조)  
 

검증팀에 따르면 종편 및 보도채널에 투자한 주주 가운데 상당수가 적격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예가 저축은행이다. 검증 결과 8개 저축은행이 JTBC, 채널A, 뉴스Y, 머니투데이 등 4개 사업자에 총 300억원을 출자했는데, 이 중 5개 저축은행이 사업자 승인 직후 차례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의 출자 금액은 총 237억원.


언론연대는 “부실 저축은행들이 수익성과 유동성이 불투명한 종편·보도채널 사업자 주식에 투자한 결과 부실을 가중시켰고, 이에 따라 예금자들의 직접적 피해를 야기함은 물론 결국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귀착됐다”며 “그러나 방통위는 승인 심사에서 이러한 부실 자본이 참여한 주주를 참여시킨 것에 대한 평가는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법인인 학교재단 등이 출자한 금액도 당초 알려진 것보다 배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증팀에 따르면 총 27개의 비영리법인이 TV조선, JTBC, 채널A 등 6개 사업자에 450억원을 출자했다. 학교법인 단호학원(용인대)이 최다인 150억원을 TV조선에 투자했으며,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사돈가인 학교법인 고운학원(수원대)도 TV조선에 50억원을 출자했다. 검증팀은 “수익성 확보의 불투명성은 물론 조기 현금화도 어려운 종편·보도채널 사업자에 이처럼 거액을 출자한 것은 비영리법인의 자금운용 원칙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특정 업종의 집중된 출자도 주주 구성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증팀에 따르면 방송과는 무관한 건설·자동차부품·의료 업종의 회사들이 대거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하도급업체 9개와 현대기아자동차의 하도급업체 18개의 출자도 눈에 띄었다. 검증팀의 좌장을 맡은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투자 목적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규제 공백’을 틈탄 중복 출자 문제도 지적됐다. 방통위는 5% 이상 주주의 중복 참여를 배제하고 5% 미만 주주의 중복 참여는 감점 처리했다. 그런데 1% 미만은 감점 요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 총 42개 주주가 2~5개 사업자까지 중복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증팀은 “공통의 지배권 하에 있는 특수관계인 주주를 모두 합하면 실질적인 중복 참여의 정도는 훨씬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김상조 교수는 “방통위 심사 기준으로는 중복 투자가 아니지만 경제적 실제로는 중복 참여에 해당한다”며 “방통위가 심사에서 걸러내지 못하는 ‘규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편법에 의한 1인 소유·지분율 초과 여부도 검증 대상에 올랐다. 검증팀은 “동아일보사는 5.15% 지분을 갖는 삼양사와 친족관계에 있고 고려중앙학원과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사실상 특수 관계에 있어 최대 지분을 편법으로 초과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앙일보와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방송법상 소유지분 한도를 위반하지 않았지만 성보문화재단과 사실상 특수 관계인 점을 고려하면 편법으로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상조 교수는 “주주 구성만을 봤을 때 승인 취소가 될 만한 ‘결정적 한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종편 및 보도채널이 이와 같은 주주 구성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게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제기는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주주 구성의 적절성 문제 등을 반영해 재승인 심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8월 중순 재무현황 등을 포함한 2차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8월 말 방송의 공정책임 실현 및 공익성 평가 등 비계량 항목이 포함된 내용에 대한 검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