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상파 방송사를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로 지정해 정보 보안감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대해 지상파 방송사들이 “언론사찰”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방송협회는 23일 성명을 내고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과 보안감사는 국가기관에 의한 명백한 ‘언론사찰’”이라며 “헌법에 보장된 언론자유와 방송의 독립성 보장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방송사와 금융기관 등의 전산망을 동시에 마비시킨 지난 3·20 사이버 공격 이후 지상파 방송사들을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로 확대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방송협회는 “방송사의 정보시스템 전반에는 프로그램과 관련된 정부나 기업의 비공개 정보, VIP 관련정보, 취재원 및 출연자 인적정보, 내부 고발자 정보, 취재계획 등 중요하고 민감한 정보가 담겨있다”며 “이런 정보가 점검을 명목으로 정부 기관에 노출된다면 이는 곧 언론사찰 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래부가 3·20 사이버 공격 당시 방송 송출 중단 위기 등을 기반시설 지정 사유로 내세우고 있는데 대해서도 “방송사 내부 방송시설망은 폐쇄망으로 구축되어 있고, 외부망과 물리적으로 차단되어 있어 지난 3월 20일 방송사 사이버테러 때도 방송 송출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중규제 문제도 지적했다. 협회는 “이미 방통위로부터 비슷한 정보 보안감사를 받고 있는 지상파 방송에 국정원 또는 미래부가 확대 적용을 추진하는 것은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현 정부 방침에도 어긋나는 전형적인 이중규제이며 행정력 낭비만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방송협회는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의 실효성이 없고 자율적으로 보안을 강화해 가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해왔으나 미래부는 무조건 이를 추진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명분도 없고 실익도 없는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 철회를 정당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24일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 설명회’를 열어 기반시설 보호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지상파 방송사 등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