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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 국정원·여당과 같은 목소리"

'국정원 사태 이후 언론 보도행태 점검 긴급 토론회'

강진아 기자  2013.07.10 15: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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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전국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국정원 사태 이후 언론 보도행태 점검 긴급 토론회’에서 이희완 민언련 사무처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방송사와 일부 보수신문들이 관련 보도를 축소, 은폐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9일 전국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국정원 사태 이후 언론 보도행태 점검 긴급 토론회’에서 이희완 민언련 사무처장은 “국정조사를 통해 국기문란의 공범자로 전락한 언론의 보도행태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처장은 “언론들이 국정원을 비판하기보다 오히려 비호하고 있다”며 “특히 공영방송사로서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는 KBS와 MBC가 국정원 사태를 제대로 짚어주기는커녕 정권호위대 역할을 자처하며 정권의 입맛에 맞는 보도에 ‘올인’해왔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은 크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국정원 직원 대선 개입 사건이 불거지자 KBS와 MBC는 이를 ‘공방’, ‘의혹’으로 다루며 축소했고, 이후 경찰수사부터 올해 6월 검찰 수사 발표까지 매우 적은 보도량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이 처장은 “검찰 수사 발표 이전까지 대부분 보도가 후반에 배치돼 사건의 주목도가 떨어졌다”며 “특히 MBC는 단신보도 위주였고, 절반가량을 뉴스 말미에 배치해 지역시청자들이 관련 보도를 접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경찰 수사 발표가 과도하다거나 증거가 빈약하다는 등 국정원 대선개입 부정을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NLL논란’은 국면 전환용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다. 이 처장은 “방송3사는 NLL포기발언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양새를 취했다”며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 회담 대화록 공개를 놓고 ‘공방격화’, ‘힘겨루기’, ‘충돌 확산’ 등을 강조하며 여야 공방을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지난달 몇몇 방송사에서 발생된 국정원 관련 보도 누락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MBC는 담당 제작부장의 지시로 ‘시사매거진2580’의 국정원 관련 방송이 불방됐고, YTN은 ‘국정원 SNS’ 단독 보도가 방송 중단되면서 국정원 직원의 부당 압력 의혹이 제기됐다. KBS도 ‘TV비평 시청자데스크’에서 ‘뉴스9’의 국정원 보도 문제점을 지적하자 담당 국장과 부장을 보직 해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임장혁 YTN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장은 “권언유착은 언론 전체가 아니라 사실 언론을 경영하거나 보도 결정권을 갖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며 “지금의 권언유착은 보도로서 충성서약을 다짐하는 관계가 돼있다”고 꼬집었다. 임 위원장은 “언론사 간부들이나 경영진이 특정 보도에 부당하게 처사하며 논란이 일 때마다 정권에 충성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는 식의 성적표가 될까 우려스럽다”며 “이러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보도에 대한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도 “저널리즘의 원칙 자체가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해묵은 논쟁이지만 사장 선임 등 방송사 지배구조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실타래는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원형 한겨레 기자는 “방송사 보도는 이전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에 따라 뉴스 가치 판단이 오염된 것”이라면서 “보수신문은 국정원과 새누리당 등 기득권과 같은 목소리를 내는 적극적인 행위자로서 역할을 한데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최 기자는 “언론이 권력기관을 비호하며 본연의 역할인 ‘합리적 의심’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언론개혁을 다시 주목하고 실질적인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기자협회 박종률 회장은 인사말에서 “언론과 국정원의 은밀하고도 부적절한 거래 관행이 있었던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기자는 역사 현장의 기록자이기도 하지만 배신과 음모의 현장에도 존재했다. 일부 언론사 간부들의 권력 눈치 보기 등 지난 반년간의 국정원 사건 관련 보도는 우리 언론의 부끄럽고 일그러진 자화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