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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3시 폐쇄 조치가 해제된 서울 중구 한진빌딩 15층 한국일보 편집국에 기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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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지난달 15일 폐쇄됐던 한국일보 편집국 문이 25일 만에 열렸지만 장재구 회장이 기자들에게 제작권한을 주지않아 ‘짝퉁 한국일보’ 발행은 계속되고 있다.
장재구 회장은 서울중앙지법이 한국일보 비상대책위(비대위)의 편집국 폐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자 9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중구 한국일보 편집국을 기자들에게 개방하고 기사 집배신 시스템 접속 권한을 다시 부여했다.
하지만 서울경제 사옥에 있는 이른바 ‘짝퉁 편집실’은 계속 운영 중이며 차장급 이상 데스크들의 기사 승인 권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편집부 기자들의 조판 프로그램 접속과 사진부 기자들의 화상 시스템 접속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해 송고할 수는 있지만 기사 데스킹과 편집 제작은 장재구 회장의 지시를 따르며 재택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진 편집국 간부 10명 가량이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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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폐쇄 조치가 해제된 한국일보 편집국에서 기자들이 자신의 개인 컴퓨터를 점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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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비대위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기자들의 근로제공을 거부하지 말 것 △기자들이 한국일보 편집국에 출입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 것 △기자들의 신문기사 작성·송고 전산시스템 접속을 차단하지 말 것 등을 명시했다. 비대위는 사측이 편집국 출입을 허용하고 시스템 접속은 허용했지만 사실상 기자들의 근로 제공을 계속 막아 법원의 주문까지 어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법원이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은 하종오 편집국장 직무대행 체제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비대위는 이날 오후 이른바 ‘짝퉁 편집실’이 차려진 서울경제 사옥을 찾아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하종오 국장대행은 비대위 논설위원과 기자들에게 “왜 자꾸 일을 방해하느냐.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잘못됐다. 나는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는 “현재 1차적 목표인 ‘신문 정상 제작’을 위해서는 사측이 ‘짝퉁’ 제작을 완전히 중단하고, 노사가 합의한 편집강령 절차에 따라 기자들의 임명 동의를 거쳐 편집국장을 정식 임명해야 한다”며 “사측은 새 편집국장에게 편집국 부장단 인사에 관한 전권을 주고, 편집국장 후보는 청문회에서 이를 밝혀 기자들의 동의를 얻는 방식으로 인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측의 ‘강경 드라이브’는 장재구 회장과 이진희 부사장, 편집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10명 가량의 간부와 기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편집국 개방을 앞둔 9일 오전 박진열 사장과 정상원 비대위원장이 만나 “재임명된 편집국장이 임명동의를 통과하면 편집국 인사를 다시 내 신문제작을 정상화시킨다”는데 의견 접근을 봤지만 오후 갑자기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게 비대위 측 설명이다.
장재구 회장은 또 이날 ‘한국일보 바로세우기 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준희 논설위원실장을 논설고문으로 전보 발령냈다. 논설고문은 논설위원실 논의 체계에서 배제돼 있어 사실상 보복성 좌천 인사라는 것이 비대위의 해석이다.
법원으로부터 해고 효력 정지 결정을 받은 이영성 국장의 복귀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법원이 이 국장에 대한 전보와 대기발령 효력정지는 인용하지 않았다며 계속 대기발령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한국일보의 한 관계자는 “편집기자의 조판 시스템 접근은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 시간이 걸리는 것이지 의도적으로 막은 게 아니다”라며 “하종오 국장대행 체제는 새 편집국장이 임명될 때까지 과도기적 성격을 갖는 것이며 이준희 논설실장의 고문 발령은 회사와 대립하는 상태에서 실장직을 수행하기 적절하지 않다는 점에서 조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대위 측은 “용역을 동원해 편집국을 불법폐쇄한 장본인들의 지시를 따른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10일 오전 기자총회를 열어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