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지난달 23일 ‘시사매거진 2580’의 국정원 아이템 불방 사태와 관련해 제작진과 노조 차원에서 책임자인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의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 상급자인 시사제작국장의 중재마저 거부하고 독단적으로 불방을 결정한 것은 사규상의 ‘사내질서 문란 행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기자들은 특히 “심 부장은 여러 차례 상식 밖의 폭언과 독선, 극히 편향적인 주관으로 기사를 왜곡해 마찰을 빚어 왔다”며 교체를 촉구하고 있다. 심 부장은 이번 국정원 아이템과 관련해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전현직 국정원 직원이 매관매직을 통해 민주당과 결탁한 더러운 정치공작”이라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불방 사태 직후에는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담당 수사 검사가 운동권 출신으로서 반국가 활동을 하는 모임에 정기적으로 회비를 내고 있었다는 점에서 수사의 순수성을 의심받고 있다”며 “수사진을 구성할 때 수사 검사의 전력을 검증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고 주장했다.
이성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언론사에서 시사프로그램을 책임지는 사람이 공개적인 인트라넷에서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다는데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심 부장은 지난해 8월에도 취재기자가 안철수 당시 서울대 교수 관련 아이템을 제출하자 “2580에 있는 기자들은 모두 노조 골수당원”이라고 폭언을 퍼부으며 아이템 폐기를 지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MBC 사측은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방송 분량이 10분 이상 줄어들면서 광고 집행에도 차질이 생겼지만 책임을 묻지 않는 분위기다. 김종국 사장이 심원택 부장에게 구두로 주의나 경고를 줬다는 소문만 떠돌 뿐이다.
MBC 한 기자는 “회사는 이번 사태를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성주 본부장은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려는 제작진의 시도가 무참히 짓밟힌데 대해 김종국 사장도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원 관련 단독보도 방송 중단 과정에 국정원 직원이 보도국 회의 내용까지 미리 알고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YTN도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YTN기자협회와 노조는 진상규명 및 책임자 문책, 보도국 회의 정보 유출 당사자의 고백을 촉구했다.
YTN기자협회는 지난달 27일 긴급총회를 열고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문책 등 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신임투표와 기자협회 제명 등을 통해 보도국장의 책임을 묻는다”고 결의했다.
YTN노조는 1일 “내부 정보를 취재 대상 기관에 넘긴 해사행위에 책임을 묻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며 “보도국 회의 내용을 국정원 직원에게 전달한 당사자가 스스로 진상을 밝히고 구성원들에게 용서를 구할 것”을 요구했다.
애초 노조의 문제제기가 모두 사실무근이라던 보도국의 입장도 다소 달라졌다. 이홍렬 보도국장은 1일 사내 공지를 통해 “국정원 직원이 리포트한 기자에게 반론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다는 건 대단히 유감이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보도국 회의내용을 사전에 알았다는 주장도 사실 관계가 파악되는 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도 중단 조치가 외압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편집부국장이 판단해 내린 통상적인 업무지시의 일환이며 외압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8일 열린 YTN 노사 공정방송위원회는 노조가 해당 리포트 중단 지시를 내린 임 모 부국장에 대한 징계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이 문제를 다뤘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