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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지난 4월30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검찰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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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개입 및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로 정국이 시끄럽지만 방송 보도 역시 편향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NLL 대화록 공개를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물타기용으로 보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주요 방송사들의 공정보도를 위한 내부 감시·견제 장치가 무력화된 결과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KBS는 뉴스 옴부즈맨, 공정방송위원회, 편성규약 등 훌륭한 제도적 장치들을 갖추고 있지만, 실상은 유명무실하다. 문제제기는 공허한 외침에 그치기 일쑤고 때론 철퇴로 이어진다.
KBS ‘TV비평 시청자데스크’는 지난달 22일 자사의 대표 뉴스인 ‘뉴스9’의 국정원 관련 보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시청자데스크’는 이날 ‘클로즈업TV’ 코너를 통해 KBS 9시 뉴스가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소극적인 보도로 일관하거나 단순 사실 전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KBS의 구조적 문제를 꼬집었다.
방송이 나가자 KBS 내부가 발칵 뒤집혔다. 길환영 사장은 다음날 시청자본부장과 보도본부장을 불러 호통을 치고, 24일 임원회의에서 방송이 나간 경위와 제작 과정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급기야 방송이 나간 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담당 부장과 국장이 보직 해임됐다. KBS측은 “7월1일자 조직개편을 앞두고 이뤄진 인사”라며 “해당 프로그램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했으나 ‘보복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KBS 기자협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의 부정입학 관련 보도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가 보도국장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다.
이 사건 이후로 김시곤 보도국장은 기자협회장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아이템 관련 논의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한 기자는 “편집회의에서는 아이템 점검만 하고 따로 주간을 불러서 지시를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편집회의를 두고 “출석체크 수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KBS는 편성규약에 근거해 기자협회장의 편집회의 참석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기자협회장이 천안함 3주기 특집 보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보도본부 간부들이 “편집권 침해”라고 반발하는 등 편성규약 개정 시도도 끊이지 않고 있다.
노사 합의에 따라 월 1회 개최가 요구되는 공정방송위원회는 두 달 째 휴무 상태다. 최문호 새노조 공방위 간사는 “비판은 설득하기 위함인데 인지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사측이) 전혀 설득되지 않는다”며 “공방위가 문제제기의 장은 되지만 견제의 효용성은 사라진지 오래”라고 말했다.
MBC 역시 노사 합의 기구로 만들어진 민주방송실천위원회가 있지만, 무단협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민실위 회의가 1년 이상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끊이지 않는 오보와 불공정보도 논란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책임을 따질 수 없는 처지다.
최근 NLL 논란과 관련해서도 지난달 25일 아침뉴스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대화록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앵커 멘트가 그대로 전파를 탔다. 지난달 18일에는 ‘뉴스데스크’에서 ‘대선 허위사실 유포 건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재정신청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단독’ 타이틀을 걸고 보도됐으나, 일부 팩트가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 기사는 ‘단독’이 아닐뿐더러 스트레이트 기사로서도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것으로 ‘방송사고’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MBC노조 민실위는 “이처럼 기사의 기본에 해당되는 요건이나 팩트와 관련해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짐으로써 MBC 뉴스는 신뢰를 잃고 철저하게 망가져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YTN 역시 내부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노사합의로 도입된 ‘공정방송협약’은 배석규 사장 취임 이후 무력화됐다. 당시 배 사장의 강력한 의지로 보도국장 복수 추천제도 없어져 김백, 윤두현 보도국장에 이어 최근 이홍렬 국장이 임명되기까지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할 제도 자체가 전무한 실정이다. ‘무단협’ 상태인 MBC를 제외하고 KBS와 SBS에서 시행중인 보도본부장 중간평가제같은 장치도 없다.
노사 공정방송위원회는 단체협약 상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개최하게 돼있지만 실제 준수되지 못하고 있다. 외부 감시시스템인 시청자위원회도 보도 본질에 대한 전문적인 지적이나 구성원의 다양성이 아쉽다는 평이다. 심의 기능에서도 예민한 정치적 문제는 잘 언급되지 않아 모니터링이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내부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