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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 '국정원 파문'…비상 걸린 MBC·YTN

MBC '시사매거진 2580' 국정원 리포트 통편집·YTN 보도 국정원 개입 의혹

장우성 김고은 기자  2013.06.26 15: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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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에 이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격 공개로 논란의 중심에 선 국정원이 언론계에서도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의 국정원 관련 리포트가 담당 부장의 반대로 통편집되고, YTN의 국정원 관련 보도 중단에 국정원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23일 당초 예고됐던 국정원 관련 아이템이 통편집된 채 23분만에 방송이 끝나는 파행을 빚었다. 누락된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편은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내용과 수사 결과에 대한 국정원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반론, 각 쟁점별 여야의 주장을 담았다.

이에 대해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은 “검찰 수사가 편향됐다”며 내용 수정과 삭제를 집요하게 요구하며 기자들과 마찰을 빚었고, 결국 방송 당일 독단적으로 ‘방송 불가’를 통보했다.

심 부장은 데스크를 불러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전·현직 국정원 직원과 민주당이 결탁한 더러운 정치공작”이라며 “기자의 시각과 기자의 멘트로 이 부분을 명확히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 수사도 믿을 수 없다. 편향된 검찰이 정치적 의도로 편파 수사를 했으니 그 점을 기자의 시각으로 지적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사를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2580’ 기자들은 24일 성명을 내고 “끝까지 불방만은 막기 위해 데스크가 노력하고, 시사제작국장과 팩트체크 팀장까지 나서서 중재안을 냈지만, 이를 거부하고 불방을 결정한 사람은 심 부장”이라며 “비상식과 독선으로 회사의 지휘계통을 무시한 심 부장을 반드시 교체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MBC측은 이번 불방 사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국 사장은 “방송이 잘못 됐으면 안 나갈 수도 있다”는 뜻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효엽 MBC 기자회장은 “문제없는 방송이 반쪽으로 나간 것은 보통 사안이 아니다”라며 “책임 소재를 가려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MBC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홍보국장과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심 부장은 “나한테 전화하지 말라”며 기자들의 전화에 일체 대응하지 않고 있다.

YTN은 단독보도한 ‘국정원 SNS’ 리포트가 중단되는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이 보도국 회의 내용까지 파악해 해당 취재 기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에 휩싸였다.

이 보도는 국정원의 계정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 10여개를 복구했더니 박원순 시장을 비난하는 글 등 2000여건이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기사는 20일 오전 10시 이후부터 방송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이 해당 취재기자에게 “보도국 회의에서도 기사가 어렵고 애매하며 단독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 나왔으니 참고하라”고 전했다는 게 YTN노조의 진상 파악 결과다. 이는 이에 앞서 리포트 중단에 대해 YTN 보도국장이 사내에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와 일치하는 것이어서 외압 의혹이 일고 있다.

의혹이 제기되자 YTN 이홍렬 보도국장은 “통화 당사자인 국정원 직원과 해당 기자에게 확인해보니 그런 내용의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YTN노조는 다시 공개질의서를 띄워 “양측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확인했는지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YTN기자협회는 이번 의혹을 ‘제2의 황우석 청부 취재 사태’로 규정하며 27일 긴급기자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MBC노조와 YTN노조, KBS 새노조는 26일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사태 관련 언론 보도 행태를 고발할 예정이어서 파문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