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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내부 정치화…제작자율성 제도적 보장해야"

국회 방송공정성 특위 '방송 보도·제작·편성 자율성 보장 공청회'

김고은 기자  2013.06.20 18: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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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파업 당시 MBC에서 해직돼 현재 ‘뉴스타파’ 앵커를 맡고 있는 최승호 PD가 “만약 MBC에 있었다면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보도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PD는 “방송사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경영진이나 간부들은 특정한 정치집단이나 기득권을 가진 세력의 이익이 침해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설사 잘못된 것이라 해도 문제를 제기하면 안 되는 것으로 인식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 PD의 이 같은 발언은 20일 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가 개최한 ‘방송의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에 관한 공청회’에서 나온 것이다. 이날 민주통합당 추천 진술인 자격으로 참석한 최 PD는 “방송의 보도·제작 자율성이 무시되고, 경영진이나 간부들에 의해 중요한 결정들이 이뤄지는 시스템이 공고해졌다. 하지만 방송 자체가 정치화돼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일정 부분 법적 근거를 만들어 보도·제작의 자율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가 20일 개최한 ‘방송의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에 관한 공청회’에서 최승호 MBC 해직 PD 등 진술인들이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조)  
 

그는 특히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MBC에는 20년 이상 노사가 문제 없이 운영해온 공정방송을 위한 단체협약이 있었지만 김재철 전 사장이 무시해버리자 아무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방송사 내부에서 노사 간에 만들어지는 규정이 가지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그 규정을 운영할 주체인 사장을 공정하게 뽑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최 PD는 이어 “MBC가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 등을 보도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3건의 법정제재를 받았다. 공영방송에서 이런 보도를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데도 이 보도를 지휘한 주체들은 보도국장으로 승진하거나 보도본부장으로 유임했다. 이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다른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도 방송의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재윤 의원은 “김재철 전 사장 체제를 거치면서 시스템이나 제도로써 방송의 자율과 자유가 보장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경영진이 간섭하고 부당한 요구에 맞서 싸우는 기자나 PD들을 해직하거나 탄압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결국 우리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확실히 보장해주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민희 의원은 “제작자가 만들고 싶어 하는데 편성책임자나 낙하산 사장이 못하게 할 때 이를 막아야 한다”며 “이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벌어졌던 방송장악과 낙하산 사장이 임명한 편성책임자에 의해 자행된 언론자유 침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새누리당 측 진술인들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대호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방송의 자율성을 위한 조치들이 오히려 방송을 제한하는 장치로 작용하고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돼 자율성을 해치지 않도록 제도 도입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방송 제작 과정에 취재 및 제작 종사자가 참여하는 방송제작·편성위원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의 장치는 오히려 방송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특히 “방송의 자율성을 방송사 노사 관계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방송사 이사회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이사회의 책임을 강화하는데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을 폈다.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방송법상 방송의 자유와 공적 책임의 주체는 방송 종사자가 아닌 사업자에 있다”고 주장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문 교수는 “방송편성 종사자를 방송의 자유의 주체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국가 공권력의 침해로부터 보호되는 것이지, 방송사업자에 대해서 방어권으로서 방송의 자유를 주장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는 방송이 다양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외부의 압력을 차단해 방송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방송프로그램의 편성과 관련해 사내외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의견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하는 제도를 입법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방송사 종사자가 방송의 자유를 주장하며 자신이 제작·편성한 프로그램의 방영을 주장할 권리는 인정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신경민 민주당 의원이 “현실에 바탕을 두고 주장을 해야 하는데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고 있다”면서 “김재우 방문진 전 이사장과 김재철 전 사장 체제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서 이런 청문회를 하고 있는데, 이럴 거면 뭐하러 나왔냐”고 비판하면서 문 교수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