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의 사업계획 이행 실적을 재승인 심사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방송통신위원회의 종편 승인 심사 자료에 대한 검증을 통해 심사 과정에서 불법적인 요소가 발견되면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종편 재승인을 둘러싼 부정적 기류가 높아지고 있다.
노웅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17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종편 4사가 제출한 이행실적의 실질적인 집행여부를 방통위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면서 “9월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종편사 이행실적 점검이 철저히 이행돼야 하며 그 결과가 재승인 심사에 엄격히 반영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웅래 의원은 이날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이행실적’을 분석한 결과 종편 4사의 재방송 비율과 콘텐츠 투자계획 등이 실제와 크게 다르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종편 4사의 평균 재방송 비율은 50%를 넘어서 사업계획서에 제출한 재방 비율 평균인 22.2%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JTBC가 재방 비율 58.99%로 가장 높았고 TV조선 56.2%, 채널A 56.1%, MBN 40% 순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투자 실적 역시 애초 계획에 못 미쳤다. 종편 4사는 지난해 사업계획서에서 평균 1904억원의 콘텐츠 투자계획을 방통위에 보고했지만, JTBC를 제외한 3개 사업자의 이행 실적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사업계획서 이행 실적과 함께 종편 사업자의 재정적 능력과 심의규정 위반 현황을 재승인 심사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 의원은 “재정적 안정성이 취약하면 시청률 지상주의, 막장방송, 패륜방송을 막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방통위가 지난 2010년 8월 공표한 종편 선정 4대 정책목표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방통위가 밝힌 정책목표는 △융합하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 △방송의 다양성 제고를 통한 이용자 선택권 확대 △콘텐츠 시장 활성화 및 유료방송 시장의 선순환 구조 확립 △경쟁 활성화를 통한 방송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이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정책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평가에 기초해서 이번 재승인의 정책 목표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경재 위원장은 “오는 8월까지 종편 재승인 심사 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9월에 접수를 시작, 종편이 제시한 목표와 계획을 종합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정작 방통위의 소관 부서 내에선 “인원 부족 탓에 종편 승인 심사 자료 공개를 약속한 7월 12일까지는 종편 재승인 기본계획(안)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어 이 위원장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민주통합당은 다음 달 공개될 종편 승인 심사 자료에 담긴 내용이 재승인 심사에 철저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5·18 왜곡방송 등을 일삼은 일부 종편에 대해선 승인 취소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열린 국회 방송공정성특위에서 전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TV조선과 채널A의 5·18 보도에 대해 ‘관계자 징계’와 ‘경고’라는 법정제재를 의결한 것을 두고 “재승인 심사에서 가중치를 부여해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5·18 보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어떤 형태로든 재승인 점수에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종편 심사 과정에서 오류나 부정이 있다면 재승인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종편 4사가 ‘비밀TF’를 구성, 수신료 담합 등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장이 “사실이라면 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혀 재승인 심사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앞서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종편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김영환 민주당 의원의 요구에 “(관련 내용을) 모니터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