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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파행 제작 강행 파문

기자 195명 중 14명 참여…통신 기사로 채워 감면 발행

장우성 기자  2013.06.16 19: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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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일보 기자들이 16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신관 1층 로비에 모여 총회를 열고 장재구 회장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배임 혐의로 고발된 장재구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편집국 출입과 기사 송고를 봉쇄한 한국일보 사측이 17일자 신문 파행제작을 강행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일보 사측은 장 회장이 임명한 하종오 편집국장 직무대행과 보직부장 7명, 정치부 기자 5명 등 14명으로 이날 평소보다 4~8면을 감면한 28면 분량의 신문을 만들었으나 이른바 ‘짝퉁 한국일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면 대부분은 편집국에서 배제된 기자들이 14일 미리 송고해놓은 기사와 기자 이름 없이 연합뉴스 등 통신사 기사들로 채워졌다. 일부는 보직부장들이 직접 쓴 것으로 전해졌다.

사설의 경우 논설위원들이 집필을 거부해 제작에 참여한 정치부 데스크가 3개 사설을 모두 쓰고 지면 편집은 자매사인 서울경제 편집 기자를 동원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 과정에서 지방취재본부 계약직 기자에게 기사 송고를 종용하며 ‘근로제공확약서’에 서명해 즉시 보내라는 압박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 사측이 이날 신문 1면에 게재한 사고도 사실 왜곡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는 사고에서 “인사발령에 불만을 품은 편집국 전직 간부와 일부 기자들의 반발로 40일 넘게 정상적인 신문 제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16일 신임 편집국장(직무대행)과 신임 부장, 그리고 지면 제작에 동참한 기자들이 신문제작 정상화에 팔을 걷고 나섰으며 적잖은 기자들이 신문 제작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자발적으로 기사와 사진을 보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일보 노조 비대위는 “이번 편집국 봉쇄 전에 기자들은 정상 제작을 해 왔고, 5월 단독기사 수는 오히려 평월을 넘어섰다”고 반박했다. 또 “전체 기자 195명 중 16일 노조의 항의 농성에 참여한 기자가 132명이며 특파원 근무, 연수 및 휴가 등의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불참한 기자를 포함하면 현재 장재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제작에 참여하는 기자는 14명뿐”이라고 밝혔다. 정병진 주필을 포함한 논설위원은 물론 논설고문들도 칼럼 집필을 거부한 상황이다.

사측이 편집국을 봉쇄한 이틀째인 16일에는 서울지방노동청에서 현지 조사를 나와 노사 양측을 상대로 사태 진상 파악에 나섰다. 노동청 관계자는 “한국일보 사측이 기자들에게 제시한 ‘근로제공확약서’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형태”라며 편집국 봉쇄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 기자들은 17일에는 지방취재본부 기자들까지 합류해 편집국 진입과 정상적인 신문 제작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