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문협회(World Association of Newspapers and News Publishers)가 지난 2~5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한 제20차 세계편집인포럼(World Editors Forum)에 다녀왔다. 신문의 위기와 저널리즘의 빈곤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어 위안이 되긴 했다. 하지만 신문 구독의 제고를 위한 수많은 실험과 저널리즘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 대한 부러움은 숨길 수 없었다.
모두 9개 세션으로 구성된 포럼에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이들 세션을 관통하는 이번 포럼의 핵심은 뉴스 유료화와 뉴스룸 혁신으로 기억된다. 뉴스 유료화에서는 각국 사례를 통해 디지털, 모바일, 스마트미디어, 멀티스크린, 프리미엄 콘텐츠 등이 관련 키워드임이 확인됐다. 뉴스룸 혁신에서는 뉴스룸의 인적, 구조적 통합은 물론이고 뉴스룸 구성원, 즉 저널리스트의 인식 전환을 강조했다. 그 동안 오프라인에 초점을 맞췄던 뉴스룸 전통을 과감히 버리고 온라인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뉴스 이용 데이터의 활용과 SNS 등을 통한 뉴스 공유에 뉴스룸의 역량을 집중해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도 다수 있었다.
다양한 발표와 토론, 그리고 성공적이라고 평가되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부러움은 포럼이 진행될수록 옅어졌다. 찬찬히 보면 혁신 사례의 혁신성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법, 정책, 미디어, 이용자 등 모든 환경이 다른 우리나라에서 현실적으로 벤치마킹하거나 참고할 수 있는 해외 사례를 찾는 것도 불가능했다. 저널리즘 원칙을 고수하면서 뉴스를 잘 만들어 제4부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뉴스 이용자의 관심을 회복하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결론들은 식상하기만 했다.
하지만 전세계 모든 저널리스트와 뉴스미디어가 하나같이 도달한 이 식상한 결론이 미래 저널리즘의 유일무이한 방향타라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 더 많은 뉴스미디어가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저널리즘 빈곤의 우려가 점차 커져가는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 역시 이 식상한 결론에 있다. 이에 더해 한국적 뉴스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미디어 생태계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우선돼야 함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 동안 해외 사례 도입의 결과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포럼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많은 우리나라 언론인이 참관했음에도 우리나라 사례에 대한 발표나 토론이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동적인 미디어 변화는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는 저널리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현황과 성공 및 실패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우리 언론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임은 물론이고 세계 언론인에게 많은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 내년 포럼에선 우리나라 뉴스미디어의 사례가 알려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