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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성범죄 감싸기' 뭇매

성추행 징계자 특파원 발령·성폭행 구속자 복직

김고은 기자  2013.06.12 14: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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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성추행으로 징계를 받은 기자를 특파원으로 선발하는 등 성범죄 전력자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비난을 사고 있다.

MBC 여기자회와 기자회는 5일 성추행 전력자가 런던특파원으로 내정되자 해당 기자의 실명을 공개 비판하는 성명을 내어 인사 조치 철회를 촉구했다.

런던특파원에 내정된 K 차장은 MBC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직후인 지난해 1월 말 식사 자리에서 같은 부서 비정규직 여사원들에게 음담패설을 하고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추행 혐의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던 인물이다.

MBC 여기자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기자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자를 특파원으로 내보내겠다는 회사의 결정은 ‘비상식’을 넘어 누가 봐도 기가 찰 노릇”이라고 성토했다. 기자회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회사는 성추행 전력쯤은 MBC 뉴스데스크에 나와 보도를 하는데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사내외에 선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K 차장의 특파원 내정 소식이 알려지자 MBC 기자들 사이에선 “특파원이 되려면 일하지 말고 성추행을 저지르면 되겠다”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성범죄에 대한 고질적인 불감증”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여기자회는 “그동안 성 범죄자를 오히려 ‘중용’하고 ‘선처’해온 MBC의 현실에 얼굴을 들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밝혔다.

MBC는 앞서 지난달에도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던 정치부 소속 계약직 PD K씨를 복직시켜 물의를 빚기도 했다. K씨는 지난 3월 술자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합의금 4000만원을 주고 풀려난 직후 MBC 보도국에 복귀했다. 여기자회에 따르면 당시 MBC 정치부장은 “본인은 억울해 한다”며 K씨를 옹호했고, 보도국장도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며 관대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MBC의 ‘성범죄자 감싸기’ 이력은 이외에도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파업 기간에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성추행 전력자를 중용하기도 했다. 여성 작가들을 대상으로 상습 성추행을 저질러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던 H 부장은 징계가 끝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지난해 4월 뉴스 PD로 복귀했다가 반발 여론에 부딪혀 열흘 만에 다시 짐을 쌌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성추행 전력이 있는 기자를 임시직 기자로 채용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해당 기자는 지난 2011년 경남MBC에 경력기자직에 합격했다가 합숙 과정에서 동료 기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임용이 취소됐다. 해당 기자는 MBC 본사에 임용돼 아침뉴스에서 리포트까지 맡았다가 논란이 커지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효엽 MBC 기자회장은 “(성범죄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재교육도 충분치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