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신관 웨딩홀 사업을 운영 중인 KBS노동조합(1노조)의 금품 수수 및 접대 의혹을 폭로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KBS노조가 관련 의혹을 일체 부인하고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새노조는 지난달 31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특보를 발행해 KBS노조가 웨딩사업을 위탁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부 간부가 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과 향응 등을 제공받은 의혹이 있다고 폭로했다. 해당 웨딩업체는 최근 1노조와 계약이 해지됐다. 새노조는 또 “1노조가 웨딩업체에게 기부금 명목으로 예식 1회당 90만원을 받아 연간 1억7000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직원 복리후생을 위해 쓰여야 할 수익이 1노조 운영비로 쓰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노조는 지난 3일과 5일 특보를 내고 “본부노조가 저질 서비스로 많은 민원을 야기하고 금품 로비까지 시도하다 KBS노조에서 쫓겨난 악덕업자와 손잡고 교섭 대표 노조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웨딩 수입에 대해서는 “정상적 절차를 거친 합법적 기부금”이라고 반박했다. 수천만원의 ‘상납’ 의혹을 받고 있는 전직 위원장은 “(해당) 업체를 만난 적도, 돈을 받은 적도 없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사건의 진위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KBS노조는 지난 3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새노조 김현석 위원장 및 해당 웨딩업체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조치와 함께 강력히 대응하기로 결의했다. 백용규 위원장은 “김현석 위원장은 KBS노조의 명예를 실추시킨 파렴치한 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노조도 KBS노조 강동구 전 위원장(12대), 최재훈 전 위원장(13대), 백용규 위원장 등을 배임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김현석 새노조 위원장은 “비리 혐의자 처벌과 함께 수익 사업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근본적으로 노조 수익 사업의 합리적 배분과 적법한 사용에 대한 요구에서 비롯됐다. 지난 2010년 KBS노조가 양분되고 회사가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노동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확 달라진 사정 때문이다. KBS노조는 현재 웨딩사업 외에 주차장, 자판기, 커피숍 등의 수익 사업을 벌이고 있다. KBS노조는 김인규 사장이 재직하던 지난 2010년부터 이들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주차장과 자판기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연간 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노조는 “이 돈은 지금까지 전액 KBS노조원들의 경조사비용과 각종 기념품·상품권 지급, 퇴직위로금 지급 등에 사용돼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노조 측은 1200여명의 새노조 조합원들이 지불하는 주차장과 자판기 이용료까지 KBS노조 조합원들을 위해 쓰이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KBS노조의 후생사업 수익은 ‘전 직원’의 복리 후생을 위해 사용되도록 하라”고 주장한다. 새노조는 “웨딩사업 하나만 해도 문제가 많은데 KBS 노조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다른 수익사업은 문제가 없는 지 회사와 직원들이 함께 세밀하게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며 “업체 선정은 공정한지, 운영상의 불합리함은 없는 지 명백하게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