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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유료화와 조중동의 비겁함

[컴퓨터를 켜며] 원성윤 기자

원성윤 기자  2013.06.05 15: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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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뉴스서비스가 주는 매력은 뭘까. 뉴스 이용자들은 정보의 과잉사회에서 ‘인지 피로’를 회피하기 위해 포털사이트를 이용한다. 포털 뉴스의 가치는 뉴스가 랜더마이즈(randomize) 되는 것, 즉 언론사 별로 산재된 개별 기사가 하나로 뭉쳐 들어오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개별 언론사를 이용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뉴스를 가리지 않고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개별 언론사의 브랜드 정체성을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한다. 네이버가 이용자의 언론사에 대한 충성도를 돌려주겠다며 뉴스스탠드를 시행했지만 정작 이용자들이 불편해서 쓰지 않는 상황이 그렇다. 포털은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힘이 커진다. 네이버는 포털에서 필수불가결한 서비스인 뉴스 볼륨을 키우며 검색광고 등 매출을 급격히 신장시켰다.

올해 신문사의 화두는 뉴스 콘텐츠 유료화다. 그러나 네이버 기사공급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유료화 문제를 풀 수 없다.

지난해 9월7일, 신문협회 발행인 회의 이후 신문협회 소속 신문사들은 네이버에 뉴스 공급을 중단하기 위해 ‘온라인뉴스 유통 정상화’ 논의를 본격화했다. 11월17일 발행인 회의에서는 2012년 중점과제로 ‘포털 대응’이 결정됐다. 뉴스공급을 중단키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초기 조선, 중앙, 동아 등 메이저 신문사부터 순차적으로 빠지기로 했던 방침은 신문협회 회원사 전체가 빠지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결국 좌초됐다.

이는 발행부수·유가부수 1, 2,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먼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1년 가까이 논의하고 있지만 “올해도 그냥 이렇게 지나갈지도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빠졌다가 안 빠지고 배신하면 어떡하나”는 ‘죄수의 딜레마’ 덫에 걸려 결정하지 못한 탓이다. 당장 빠질 경우 급감하는 온라인 뉴스 광고 수익을 놓치기 싫은 이유도 컸다.

최근 네이버는 모바일 뉴스 서비스에서 ‘독점’이란 이름으로 류현진의 MLB일기, 유명 문화평론가의 칼럼, 야구중계, 조용필 컴백 쇼케이스 등 다양한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유입의 자양분이 됐던 신문사들의 기사를 기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신문 구독율 회귀분석(2011)에 따르면 2000년 58.7%에 달했던 가구 구독율은 2010년 30.5%, 2020년 2.3%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정에서 구독하는 신문은 더 이상 없다고 봐야한다.

스마트폰에서 매일경제, 한겨레, 경향 등은 유료 앱을 출시했고 하반기에는 조선일보 등도 유료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메이저신문 조선, 중앙, 동아가 나서야 나머지 언론사도 차례대로 따라갈 수 있다. 유료화를 추진한다면서 포털에 ‘공짜’ 뉴스가 있는 모순적 상황을 독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비겁한 상황을 만들지 말고 이제는 결정해야 한다. 올해도 벌써 절반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