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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결, 언론 표현의 자유 폭넓게 인정

'김미화의 여러분' 제재부당 판결 의미

김고은 기자  2013.05.22 1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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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린 ‘CBS 김미화의 여러분 법정제재와 행정소송’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CBS ‘김미화의 여러분’에 대한 방통심의위의 제재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은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데 있어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했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향후 시사프로그램 방송과 심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서는 민주주의의 유지와 발전, 시청자나 청취자의 알권리 보장이라는 측면이 더욱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심의위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온 ‘공정성과 객관성 위반’이라는 잣대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헌법 제21조 제1항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여기에 방송의 자유도 포함됨은 분명하다”며 “방송의 자유도 주관적 공권으로 자유권의 하나이므로 최소 침해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심의위는 시사프로그램 등에 대해 지나치게 기계적 균형을 강요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경우 정부의 반론을 비슷한 분량으로 다룰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방송이 정부 정책을 비판할 때 공정성이라 함은 “정부에 상당한 정도의 실질적인 기회 제공이나 프로그램 편성에 있어서 균형을 유지하면 충분한 것”이며 “같은 프로그램에서 같은 방송시간에 동등한 정도의 기회를 제공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재판부는 또 “정부가 방송에 대응하여 정부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다른 여러 수단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일반 보도와 구별되는 시사프로그램의 특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재판부는 ‘김미화의 여러분’에 대해 “정치·사회·문화 전반의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서 그 성격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뉴스 프로그램보다는 논평 프로그램에 더 가깝다”며 “일방의 견해를 가진 출연자를 상대로 그 견해를 듣는 형식의 시사프로그램인 점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사·논평프로그램에 엄격한 기계적 균형의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번 판결은 방송의 공정성·객관성과 관련된 거의 유일한 판결로 방송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방통심의위의 제재 처분이 법원 판결로 뒤집힌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도가 크다. 방송사 입장에선 심의에 관한 전권을 행사하는 방통심의위나 관리감독기구인 방통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심의위의 제재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받게 될 불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에 CBS가 소송을 제기한 것 자체가 대단히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미화의 여러분’이 받은 ‘주의’ 처분은 법정제재 가운데 비교적 낮은 수위에 해당하지만 CBS는 “심의위의 제재가 시사프로그램 제작방식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심의위에 저항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CBS가 끝까지 소송을 벌인 결과 행정기구의 방송심의의 한계에 관한 거의 최초의 판결이 나오게 됐다”며 이번 재판의 의미를 높이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