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가까이 지연됐던 MBC 부사장·본부장 6명에 대한 인사가 21일 단행됐다. 김재철 전 사장 체제의 인물로 분류되는 권재홍 보도본부장,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 등이 유임되면서 김종국 사장 체제가 ‘김재철 시즌2’라는 비판을 부르고 있다.
MBC는 21일 부사장에 안우정 MBC플러스미디어 사장, 경영기획본부장에 이장석 워싱턴지사장을 임명하고 권재홍 보도본부장,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을 유임하는 등의 인사를 냈다. 디지털본부장에는 석원혁 제작기술국장이, 글로벌사업본부장에는 정성채 서울경인지사장이 임명됐고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은 유임됐다. 이들 중 등기이사에 선임된 이들은 안 부사장, 이장석 본부장, 백종문 본부장이다. 나머지 4명은 사원급 본부장이다.
앞서 이날 오전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는 임시 이사회를 열어 김종국 MBC 사장이 추천한 인물을 바탕으로 신임 이사에 안우정 사장과 이 지사장을 임명하고 이사직에 있던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을 유임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곧바로 열린 MBC 주주총회와 MBC 이사회를 거쳐 정식으로 임명되면서 보직이 부여됐다.
이번 인사에서 특히 권재홍·백종문 본부장의 유임을 두고 MBC 구성원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김종국 사장이 단행하는 첫 번째 임원 인사를 통해 MBC 정상화에 대한 김 사장의 의지를 들여다보고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인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가늠해볼 수 있었는데 ‘김재철 사람’이 계속 자리를 지키게 되면서 구성원들의 실망이 커졌다는 것이다.
MBC 노조(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MBC 구성원들의 정상화 열망을 철저히 배반한 김종국 사장의 ‘김재철 체제 지속 공식 선언’을 보며 우리는 그에게 ‘김재철 아바타’, ‘김재철 시즌2’라는 수식어마저 과분하다고 규정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권재홍 보도본부장 유임에 대해 “조직의 미래를 해칠 것이 분명한 ‘대체인력 투입’에 항의하는 후배들을 폭도로 매도했고 이 때문에 (자신은) 부상을 입었다는 뉴스 보도까지 나가게 함으로써 회사 전체를 ‘허리우드 액션’의 웃음거리로 만들었던 현 본부장에게 가당키나 한 자리냐”면서 “오히려 ‘당시 MBC 보도는 허위’라는 법원의 판결에 책임을 지고 일찌감치 지금의 자리에서 물러났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 유임에 대해서는 “시청자와 제작진이 원하는 아나운서들을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방송에 출연시키지 않는 아집, 경쟁력 강화의 반대로만 치달았던 지금까지의 방향이 계속돼 파국으로 이르기를 바라는가”라며 비판했다.
한편 김종국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방문진 사무실에서 기자들이 임원 인사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졌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