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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까지 간 한국일보 사태, 파국 치닫나

이영성 전 편집국장 해임…노조 "원인 무효·절차 하자" 반발

양성희 기자  2013.05.22 14: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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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이 21일 한국일보가 입주해있는 서울 중구 한진빌딩 9층 회의실 앞에서 이영성 전 편집국장 인사위원회 개최를 저지하는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한국일보 사측이 21일 이영성 전 편집국장에 대해 해임 결정을 내렸다. 기자들은 인사위 개최 원인, 절차 등을 문제 삼으며 “무효”라고 반발했다.

한국일보는 △인사발령 불이행 △2일자 1면에 노조 명의 성명서 게재 △회사 인사발령 신문게재 방해 등을 이유로 이 전 국장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바 있다. 이 전 국장은 “회사가 단행한 인사는 노조의 고발에 대한 보복조치이자 노사 합의사항인 편집강령을 위반한 불법적 조치여서 원천무효”라며 회사의 인사위 개최 사유가 타당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인사위가 예정된 9층 회의실 앞에서 50여명의 기자들은 개최예정시각 30분 전부터 저지에 나섰다.
인사위원의 한 사람으로 회의실을 찾은 장재구 회장은 기자들에게 언성을 높이며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나”, “계속 이러면 다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다”, “서로 이런 걸 원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상원 노조위원장 등 기자들은 “200억원 돌려놓고, 인사철회하고 물러나십시오”, “대주주 자격이 없지 않습니까”라며 맞섰다.

기자들이 계속해서 인사위 개최를 저지하자 징계위원장인 박진열 사장은 “이렇게 막으면 인사위를 진행할 수 없다. 정회를 선포하든 인사위 자체를 취소하든 장 회장과 상의하겠다”며 회의실 옆 상무실로 들어갔으나 회장, 사장, 경영기획실장만 참석한 자리에서 전격 인사위를 진행해 해임 결정을 내렸다. 기자들은 박 사장에게 “비열하다” “왜 거짓말을 했느냐”며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일보 노조 비상대책위원회는 이 전 국장에게 해임이 통보되자 성명을 내고 “애초 인사위를 개최하게 된 사유가 사측의 부당한 인사 조치에 있으므로 원인 무효인 데다 이날 열린 인사위 자체도 절차적 하자가 많아 이번 날치기 인사위를 통한 징계는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위는 9층 회의실에서 열기로 했으나 당사자인 이 전 국장에 사전통보 없이 상무실에서 진행됐고, 애초 구성됐던 인사위원 5인 중 2인이 없는 상태에서 치러졌으며, 부장급 이상 간부에 대한 징계는 인사위 이후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인사규정이 있지만 이 절차 또한 무시됐다는 것이다.

창간60주년기획단장으로 인사가 난 이 전 국장은 법원에 인사명령 효력정치 가처분신청을 냈고 오는 31일 첫 심리가 예정돼 있다. 법원 심리에 앞서 인사위를 개최해 해임 결정을 내린 것도 논란이 됐다. 이 전 국장은 징계무효소송도 이에 병합해 진행하고 사측의 주장을 허위사실 유포로 판단, 명예훼손 소송을 거는 등의 법적조치도 검토할 계획이다.

사측이 이 전 국장에 대해 해임 결정을 내린 배경엔 이번에 불거진 인사문제 외의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국장은 사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사측은 내가 회사를 한 기업에 매각하라고 협박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동시에 (회장을 고발한) 노조의 배후라고 음해하고 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