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사가 신문제작 정상화에 뜻을 함께해 편집국장 임명 등 인사문제를 안건으로 협상에 나섰다. 한국일보 기자들은 회사가 임명한 하종오 신임 편집국장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를 진행한 결과 8일 과반수의 반대표가 나왔다고 밝혔다. 임명동의 투표에서 과반수 반대가 나오면 인사권자는 10일 이내에 다른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
또 앞서 진행한 이영성 전 국장 보직해임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98.8%의 기자들이 반대했고 이 투표는 노사 합의사항인 편집규정강령에 근거를 두고 있는 만큼 회사로서도 지난 1일 단행한 편집국 인사를 강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한 지붕 두 편집국’ 체제가 길어지면서 더 이상 지면제작에 파행을 겪으면 안 된다는 판단에 노사가 뜻을 모아 협상이 성사됐다. 현재 일선 기자들은 이영성 전 국장 체제에서 신문을 만들고 있고 회사가 임명한 하종오 국장을 비롯한 몇몇 부장들은 별도로 회의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한국일보 박진열 사장과 정상원 노조위원장은 9일부터 14일까지 총 세 차례 만나 인사문제를 논의했다. 사측은 회사가 안정될 때까지 제3의 인물을 편집국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하겠다는 안을 제시했고 노조는 국장 인사뿐만 아니라 부장단 인사에서도 부당한 점이 있다며 이 역시 철회하라고 맞섰다. 노조는 이 외에도 편집권 독립 보장을 위한 편집강령 개정, 이번 인사에 대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 등을 요구했다.
창간60주년기획단장으로 인사가 난 이영성 전 국장과 부산취재본부 부국장대우로 발령이 난 고재학 전 경제부장이 법원에 인사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것에 대해 회사 한 관계자는 “사법부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사협상이 진행 중임을 감안해 당초 14일 열기로 했던 이영성 전 편집국장에 대한 인사위원회는 유보하기로 했다. 이 전 국장은 지난 2일 신문 1면에 편집국 인사를 거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실은 점 등을 이유로 인사위에 회부됐다.
한국일보 노사는 인사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한 뒤 회사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