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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스캔들' KBS 전 사장의 '드라마스캔들'

김인규 전 사장 출판기념회 열어

김고은 기자  2013.05.11 11: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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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로비에서 열린 '김인규의 드라마 스캔들 북콘서트'에서 김인규 KBS 전 사장(가운데)를 비롯한 내빈들이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임기 내내 ‘낙하산 스캔들’로 바람 잘 날 없었던 김인규 전 KBS 사장이 책 ‘드라마 스캔들’을 들고 친정 KBS를 찾았다. 김 전 사장의 취임부터 퇴임까지 매 순간처럼, 퇴임 6개월 만의 ‘귀환’ 또한 환대와 냉대가 엇갈렸다.

김인규 전 사장은 10일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 로비에서 최근 출간한 저서 ‘드라마 스캔들’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드라마 스캔들’은 ‘제빵왕 김탁구’, ‘성균관 스캔들’,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 김 전 사장 재임 기간 동안 방송된 KBS 드라마 19편의 제작 비화 등을 풀어낸 책이다. 김 전 사장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문화일보에 직접 연재한 원고 등을 엮었다.

김 전 사장의 출판기념회는 시작 전부터 반대에 부딪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KBS를 정권에 헌납하고 방송을 망치느라 노심초사했던 김인규 사장이 KBS 드라마를 발전시키는 데 도대체 무슨 기여를 했다는 말인가”라고 성토하며 또한 “퇴직한 사장이 사적인 일을 위해 KBS의 시설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새노조는 이날 출판기념회가 열린 신관 공개홀 앞에서 “KBS 망쳐놓고 출판기념회 웬 말이냐”, “드라마스캔들 김인규, 드라마 PD 멘붕이다”, “낙하산 스캔들 김인규, 드라마스캔들 황당하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피켓 시위도 벌였다.

행사장 안에서 손님을 맞이하던 김인규 전 사장은 벽 사이로 들려오는 규탄 구호 소리를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기자가 심경을 묻자 “뭐 때문에 그러는지 모르겠다”면서 “남의 잔치에서 이러는 거 아니지”라고 불편한 속내를 나타냈다.

   
 
  ▲ 11일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김인규 전 사장의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KBS 신관 공개홀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바깥 분위기와는 달리 행사장 안에는 김 전 사장의 퇴직 후 첫 공식 행보를 축하하는 발길들이 이어졌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이길영 KBS 이사장, 전홍구 류현순 부사장을 비롯한 KBS 임직원들과 박찬숙 전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배우 최수종, 정준호, 윤시윤 등 유명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길영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김인규 전 사장과 나는 40년 우정”이라고 강조하며 “‘확실한 공영방송’을 주장하던 그가 ‘드라마 스캔들’이란 책을 내기까지 보통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니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출판기념회 행사 진행을 맡은 성세정 KBS 아나운서는 책 속에 소개된 드라마 제목들을 인용해 김 전 사장을 “‘브레인’,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우리에게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라고 소개했다.

마이크를 잡은 김 전 사장은 “반 년 만에 KBS에 다시 왔다”며 “입구에서 일부 노조원들이 좋은 얘기를 하던데 KBS가 그만큼 다이내믹한 조직”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책을 쓴 배경에 대해 “드라마 제작 이면에도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성균관 스캔들’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사장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들이 발생했었다”고 회상하며 “드라마라는 것이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과정의 뒷이야기도 드라마 같다는 것을 알고 그때부터 메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30년 동안 기자생활을 하면서 드라마는 한가한 사람이나 보는 것이고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었다”며 “하지만 사장이 되고 보니 국민 상당수가 드라마를 좋아하는 만큼 시청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공영방송에서 ‘드라마는 안 된다’는 시각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책을 내는 것을 두고 지난 3년간의 치적을 자랑하는 것으로 오해할까봐 집필을 망설였었다”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연출자와 작가, 탤런트 등 제작진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저는 경영책임자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인규 전 사장은 1973년 KBS 공사 1기생으로 입사해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등을 거쳐 지난 2009~2012년 KBS 사장을 역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언론 특보 출신으로 재임 기간 내내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현재는 한국전쟁기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