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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 진출한 류현진 선수.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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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만 나온다. 2002년 월드컵 당시를 기억해보면 스포츠신문의 황금기는 지나갔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13년차 스포츠신문 기자)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스포츠신문들이 울상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2년 연속 프로야구 700만 시대, 류현진의 LA다저스 진출 등 스포츠는 호황기를 맞았지만 스포츠신문은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주)스포츠서울은 30억2700만원(미디어분야), 스포츠조선은 7억163만원, 일간스포츠는 6억7088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스포츠서울과 스포츠조선은 각각 2002년에 64억2000만원, 20억7040만원, 2003년에 29억8400만원, 32억4997만원의 흑자를 낸 이후 줄곧 적자로 스포츠신문이 처한 단면을 보여준다.
2004년부터 시작된 스포츠신문의 적자는 2002~2003년 탄생한 무료신문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메트로’는 2002년 5월, ‘포커스’는 2003년 6월, ‘AM7’은 2003년 11월에 창간했다. 무료신문들이 지하철 독자들을 점령하면서 스포츠신문은 주요 판매처였던 지하철, 노점 등 가판 시장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 가판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부수는 영향을 받았고, 광고는 무료신문으로 이동해 수익이 떨어졌다. 당시 스포츠서울도 2004년 무료신문인 ‘굿모닝 서울’을 창간해 대응에 나섰지만 안착하지 못하고 1년여 뒤 휴간해 적자폭만 늘렸다.
적자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 것은 계속된 광고 수익의 하락 때문이다. 한 스포츠신문 관계자는 “2002~2003년 당시 광고 매출이 한 달 기준 35~40억 정도 됐지만 지금은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며 “광고 시장의 전체 파이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이상 굉장히 힘들다”고 밝혔다.
7~8년 전에는 주로 스포츠신문에 실리던 중저가 생활용품, 대부시장 광고 등이 최근 종합일간지로 옮겨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매체 영향력이 더 큰 종합일간지가 단가를 낮추고 광고를 적극 유치하면서 스포츠신문은 경쟁이 안 된다는 분석이다. 스포츠조선 관계자는 “광고주가 갑, 일반 매체들이 을이 되는 상황에서 계단식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종합 일간지도 광고 수익이 떨어지다 보니 스포츠지 광고까지 침범한 것”이라고 밝혔다.
포털사이트 등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영향력도 있다. 스포츠신문들이 지면에서 독점적으로 판매해왔던 뉴스들이 포털 등을 통해 공짜 뉴스로 인식되면서 구독률이 하락했다는 평이다. 일간스포츠 한 기자는 “야구를 좋아하는 광주나 부산에서도 스포츠신문이 안 팔린다. 게임이 끝나면 곧바로 인터넷에 기사가 나오기 때문”이라며 “스포츠지들이 점차 스트레이트보다는 기획과 분석 기사를 쓰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포츠조선을 필두로 스포츠신문들이 기획 중심의 방향으로 점차 전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비용 절감 등 대책 마련에도 고심 중이다. 올해 1월부터 3사는 모두 순차적으로 토요일자를 폐지했다. 용지와 인쇄비용 절감 및 광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스포츠동아도 주5일 신문을 검토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주 6일 발행을 유지하기 힘들고 3사가 변하면서 광고 시장이 그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며 “2~3년 전부터 계획했지만 실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조만간 실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조선은 32페이지에서 24페이지로 지면 수도 줄였다.
스포츠서울과 스포츠조선은 1월부터 2개로 찍어내던 판형을 1개로 통합하기도 했다. 통상 스포츠신문은 스포츠경기 결과 등을 고려해 내용이 다른 오전판과 오후판 2개를 발행한다. 스포츠서울 관계자는 “가판 판매가 줄어들면서 오후 6시 퇴근하는 직장인을 타깃으로 만들던 오전판을 폐지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근무 시간도 오후 출근으로 조정했다.
토요판 폐지 등으로 주5일제가 보장되면서 업무 부담은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업무 강도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도 있다. 스포츠서울과 스포츠조선, 일간스포츠는 현재 편집국에 50명 내외, 스포츠동아는 40여명의 기자가 있다. 한 기자는 “이전과 비교해 인원이 3분의 1 정도로 규모가 줄어들었다. 취재 업무는 같고 온라인 등 업무 강도는 높아졌지만 인원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도 “적은 보수와 지면 발행 외 업무 부담으로 기자들이 이탈하면서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각도로 생존을 모색하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다는 반응이다. 스포츠신문 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인쇄 매체가 쇠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방안이라는 것이 쇠퇴하는 속도를 조금 더 늦추는 데 노력하는 것일 뿐 눈에 띌만한 신사업이나 재편은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스포츠서울 김도훈 노조 사무장은 “경영 수지가 개선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품질의 콘텐츠와 브랜드의 신뢰를 찾는 것”이라며 “미디어 시장이 급변하고 있지만 연예와 스포츠 뉴스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있다.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통로를 활용해 자구적인 노력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