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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인사 조치 필요" 감사위원 요구로 삭제

새 사장 체제 출범 직후 밝혀져…감사원 "자연스러운 의사 결정 과정" 반박

양성희 기자  2013.05.08 14: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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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사원의 MBC 감사에 대한 회의록 공개와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종국 신임 MBC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감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MBC 감사 결과가 축소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MBC 노조가 김 사장 취임 직후 ‘7대 과제’ 중 ‘김재철 체제 3년 감사’를 1순위로 제시한데다 보복성 인사 철회, 해직자 문제 해결 등이 지난 김 전 사장 체제와 밀접히 연결돼 있어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사원이 MBC 파업의 원인을 김재철 전 사장의 부적정한 법인카드사용으로 확인하고 김 전 사장에 대한 인사상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식했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한 감사위원이 감사결과를 축소시켰다”고 주장했다.

서영교 의원은 지난달 30일 ‘MBC 관리실태 등 방송문화진흥회 감사결과보고서’ 채택 과정에 대한 감사위원회 회의록을 열람해 해당 내용을 확인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최초 작성된 감사결과보고서 25페이지에는 ‘MBC 대표이사 김재철에 대해서 그에 상응하는 인사상 적절한 조치방안이 필요하다’는 내용과 ‘MBC 자체감사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볼 때 (김 전 사장이) 법인카드를 부적정하게 사용했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또한 28페이지에는 ‘MBC 자체감사결과 대표이사의 부적정한 법인카드 사용에 관한 사항’이 적시돼있었고 그동안 MBC노조가 밝힌 상품권 사용액수, 귀금속 의류 가방 구입 내역 및 호텔사용 내역이 도표 등으로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었다는 게 서 의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서 의원에 따르면 이명박 정권 때 임명된 한 감사위원이 “인사상 적절한 조치방안은 해임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어 수용할 수 없고 법인카드 부적정 사용내역은 자체조사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기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채택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서 의원에 따르면 뒤이어 열린 위원회에서 이 감사위원은 다시 이의를 제기했다. 이 위원은 ‘MBC 대표이사로서의 직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음’,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물의를 빚음’이란 문구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방문진 감사를 담당한 감사국장은 “MBC 파업의 원인이 (김 전 사장의) 부적정한 법인카드 사용에 있다는 내용을 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감사결과보고서는 ‘김재철 (당시) 사장의 법인카드 부적정 사용’과 ‘MBC 파업의 책임부분’이 삭제된 채로 채택됐다. 서영교 의원실 관계자는 “실무 선에선 감사를 제대로 했는데 결국엔 보고서가 여러 내용이 빠진 채로 채택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 내용 삭제 의견을 낸 감사위원은 곽상욱 위원으로 전해졌다. 곽 위원은 지난해 4월 임명됐다. 감사위원의 임명은 감사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감사위원회의는 감사원의 의결기관으로 감사원장을 포함해 7인으로 구성된다.

이에 대해 감사원 측은 해명자료를 내 “자연스럽고 정당한 감사원의 의사결정과정에 의해 MBC 감사보고서가 채택됐다”면서 “최초보고서와 최종보고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어느 특정 위원의 의견만으로 의사결정이 좌우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서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김재철 전 사장의 퇴진으로 공석이 된 MBC 사장에 김종국 대전MBC 사장이 임명된 지 5일 만에 제기된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 2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신임 사장 내정자로 선출됐고 이사회 직후 열린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사장에 선임됐다.

김 사장은 방문진 최종면접에서 “법과 원칙에 입각해 MBC를 경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또 이사들에게 “조직의 장은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조직원들에게 신망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김재철 전 사장과 노선상의 차이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제2의 김재철’ 아니냐는 MBC 안팎의 지적에 대해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MBC 노조는 신임 사장에게 △‘김재철 3년’ 전면감사 △무너진 공정성·신뢰도 회복 △서울-지역 대화·협조체계 복구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복구 △단체협약 복원 등으로 노사관계 정상화 △‘파업 대체인력’에 대한 엄정한 임용 △해고자 복직, 보복성 징계 무효화를 내용으로 하는 ‘7대 과제’를 제시했다. MBC노조는 3일 노보에서 김재철 사장에 대한 회사 자체 감사보고서도 초안과 달리 민감한 내용이 삭제됐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