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한국일보 기자 99% "편집국장 해임 반대"

노사 편집규정강령 따라 찬반투표 실시 결과

양성희 기자  2013.05.06 16:48:28

기사프린트

한국일보 기자들이 지난 1일 사측이 단행한 이영성 전 편집국장 해임에 대해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압도적인 반대표가 나왔다.


한국일보 편집제작평의회는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이영성 전 국장의 보직해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편집국 재적 인원 193명 중 167명이 참여(투표율 86.5%)해 찬성과 기권 각각 한 표씩을 제외하고 참여 기자의 98.8%가 반대의사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는 지난해 한국일보 노사가 협약한 편집규정강령 8조6항에 따라 진행됐다. 해당 조항엔 ‘임기 1년 미만의 국장이 편집강령을 위반하지 않았는데도 사측이 일방적으로 보직 해임했을 경우, 이에 대해 편집국 구성원 재적인원의 3분의2 이상이 반대하면 인사권자는 해임 인사를 철회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이영성 전 국장은 지난해 5월10일자로 취임했다.



   
 
  ▲ 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일보 사옥 15층 편집국에서 노조 비상대책위원회 비상총회가 열렸다. 지난 인사에서 경질된 이영성 전 편집국장이 기자들에게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한국일보 비상대책위)  
 

한국일보 편집제작평의회는 찬반투표가 종료된 뒤 보도자료를 내고 “개표 결과에 따라 이번 인사조치는 편집강령규정의 사전 통보, 편집강령 최우선 고려의 원칙을 위반했으며 (회사가) 노사합의로 마련한 편집강령을 철저히 무시하고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한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이영성 국장에 대한 해임안이 철회됐다고 선언하면서 △기존 인사안 철회 △회장 사장 등 인사 책임자의 사과 △이번 인사 후 지면제작에 차질을 빚은 것과 관련해 회사 관계자에 책임있는 조치를 취할 것 △편집강령 규정을 보강해 편집권 독립을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영성 전 국장은 이날 개표 이후 성명을 내고 “이번 인사는 ‘5일 전 사전 통보’라는 절차를 어겼으며 보복인사를 금지한 법원 판례에도 어긋나고 국장 지명, 임명 동의 후 부장단 인사를 한다는 관례도 깨뜨린 상식 밖의 불법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이 전 국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회사가 이런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해 사과하고 원상 회복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 그 즉시 물러나겠다. 그러나 회사가 합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노조, 편집국 기자들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계속 불법적이고 부당한 자세를 고집한다면 기자들과 함께 지금처럼 단호한 투쟁의 대열에 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일보 기자들은 장재구 회장이 지난 1일 단행한 편집국장 교체 등 인사발령에 따르지 않고 기존 편집국 체제를 유지하며 신문을 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