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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미디어연구소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지상파방송 재송신제도 쟁점과 해결방안’에 관한 토론회를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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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SO 간 해묵은 재송신 갈등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치권과 학계, 관련 업계 등을 중심으로 지상파 재송신 제도 개선에 관한 논의도 활발하다. 그러나 수년째 반복되는 논의는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 사업자 편으로 기울거나 사안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없이 땜질처방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목할 것은 최근 지상파 재송신 관련 논의가 의무재송신 채널 확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국민의 보편적 시청 접근권 보장과 저작권 분쟁 해결을 위해 KBS2TV와 MBC를 의무재송신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송법 및 IPTV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상파는 반발하지만 케이블 쪽은 기대감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의무재송신 채널 확대는 케이블 사업자 등 유료방송 업계가 일관되게 주장해온 내용이다. 케이블TV방송협회 내 케이블TV시청자협의회는 앞서 지난 2월 방통위에 KBS2TV와 MBC의 의무재송신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최근 열린 재송신 관련 토론회에서도 의무재송신 채널 확대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달 5일 언론정보학회가 주최하고 케이블TV방송협회가 후원한 ‘지상파 재송신을 둘러싼 이슈와 쟁점’에 관한 토론회에서 이상식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는 “KBS1, KBS2, MBC는 물론 SBS까지 의무재송신 채널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공영방송만을 의무 대상에 넣은 남경필 의원의 법안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 교수는 “MBC, SBS가 지상파 수신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은 소홀하면서 프로그램 사용료만 챙기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반면 수신료가 의무재송신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수신료를 받는 곳과 아닌 곳으로 나눠 의무재송신 채널에 KBS2TV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4일 ‘지상파 재송신 제도 쟁점과 해결방안’에 관한 토론회에서 정미정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도 ‘수신료 분리회계’를 전제로 “KBS2TV도 의무재송신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단 “수신료로 제작되는 프로그램을 제외한 나머지 콘텐츠에 대해서는 (재송신)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무재송신 채널 확대 논의가 재송신 분쟁 해결에 있어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의무재송신 채널 확대를 재송신 분쟁의 유일한 해법으로 제시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지상파 재송신은 이해관계가 중층적으로 얽혀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수신료 인상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전반적인 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방송 환경에 맞춰 현행 방송법 및 저작권법 상의 재송신 관련 조항 정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날로그 방송 시대에 만들어진 현행 방송법으로는 새로운 유료방송 플랫폼이 등장할 때마다 재송신 분쟁을 겪을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지상파 MMS와 같은 다채널 방송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이상식 교수는 “지금까지 지상파 재송신 정책은 뚜렷한 일관성 있는 목표가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방송 사업자간의 이해 조정 차원에서 정책이 수립됐다”고 지적하며 “케이블TV가 경쟁 매체로 탈바꿈하고 위성방송이나 IPTV와 같은 또 다른 경쟁 매체가 등장하면서 경쟁의 구조가 변화하는 시점에서 지상파 재송신의 정책 목표를 매체 환경 변화에 맞게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도 취임 직후 “지상파 재송신 제도의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도 개선의 키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쥐고 있다. 지난 3월 개정된 방송법에 따르면 의무재송신 채널 지정과 케이블 SO의 재송신에 관련된 권한은 미래부 소관이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지난달 25일 정책협력 MOU를 체결하고 지상파 재송신과 관련해 유료방송 정책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지상파 재송신 정책이 미래부와 방통위가 부처이기주의를 넘어 정책협력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