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및 시청률 하락 등 ‘회사의 위기’라는 안팎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지만 YTN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대규모 인사로 전체 진용이 재정비됐지만 해직사태 해결은 지체되는데다 언론사 조직의 핵심인 인사와 보도 문제에 따른 내홍까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YTN 영상부문 기자들은 최근 영상편집부로 발령된 한 차장급 직원 인사를 반대하고 있다. 지난 19일 영상부문 사원 90여명 중 52명이 실명으로 반대 성명을 냈다. 문제가 된 이 직원은 입사 후 그래픽 부문에서 계속 일하다 2년 전부터 영상아카이브팀에서 근무했다. 기자들은 영상편집부에 요구되는 전문성과 숙련도를 볼 때 다른 직종의 차장급 직원이 납득할 만한 이유없이 인사 발령된 것은 부당하다는 분위기다. 아카이브팀과 영상편집부는 업무 성격이 달라 연속성도 없다는 게 기자들의 주장이다.
회사는 “인사권은 회사의 고유 권한”이라며 “타 직종 전보발령은 요건을 갖추면 적법한 것이며 당사자를 완전히 직종 전환시킨 것도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영상부문 사원들은 받아들이지 않고있다. 그동안 타 직종 전보발령이 인사 보복 차원이나 인사적체를 해결하는 임시방편으로 주로 이뤄져왔고 내부 불만이 많아 앞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였다는 것이다. 이를 과거에 사례가 있다고 반복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YTN 영상부문 사원들이 오랜만에 한 목소리로 공동 의견을 낸 것도 심각성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영상 취재 기자 70여명 중 26명은 지난해 5월 사내 직능단체인 카메라기자협회를 탈퇴했다. 해직자 문제 등 뿌리깊은 YTN사태에 대한 입장이 확연히 갈린 결과였다. 카메라기자들은 사내외 현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는 것도 흔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 영상부문 사원들의 성명에는 총 90여명 중 52명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파업에 불참했던 노조원 중에도 이름을 올린 경우가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문제에 대한 견해를 떠나 공통적으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YTN카메라기자협회 측도 22일 김백 상무를 면담해 영상부문 사원들의 부정적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영상아카이브 팀장 발령도 쟁점이다. 최근 단행된 인사로 감사팀장을 지낸 Y씨가 아카이브팀장으로 옮겼다. 그는 YTN노조가 민간인 불법사찰 연루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인물이다. YTN사찰 보고서를 작성한 원충연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조사관과 평소 친분이 있고 2010년 7월 검찰의 공직윤리지원관실 압수수색을 앞두고 집중 통화한 내역이 공개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불거진 기사 삭제 논란도 보도국 내 골을 더 깊게 하고 있다. 경제부 기자가 작성한 단신 기사가 삭제되고 리포트가 불허됐다. 기사는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가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 자택을 가압류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는 YTN의 노 후보자 증여세 탈루 의혹 단독보도의 후속 성격이었다. 해당 데스크는 “미납액이 적고 고의성이 없어 보여 기사 가치가 떨어진다”며 기사를 삭제했다.
이에 YTN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공직 후보자가 양도세를 내지 않은 사실을 ‘고의성이 없어 보인다’고 판단하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라며 “언론사 간부가 스스로 판단을 내려 아예 보도조차 막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공직 후보자를 감싸는 불공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보도국장과 해당 데스크는 “데스크의 고유 권한인 ‘데스크권’에 대한 도전이자 침해”라는 입장이다.
기자들은 인사나 기사삭제 논란 모두 그 자체보다 이를 풀어나가는 간부들의 대응이 더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대규모 인사로 새롭게 짜인 간부진이 갈등의 골이 깊은 구성원들을 다독이지는 못할망정 정면 대결로만 일관한다는 것이다. 인사권이 회사 고유 권한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실무자 다수가 납득할 수 없는 인사는 인사의 권위와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릴 뿐이라는 목소리도 많다. 또 한 중견 기자는 “기사 가치를 판단할 때 데스크와 기자 사이에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일선 기자들의 문제제기에 데스크 권한에 대한 도전이라든지 앞으로 인사 평가 대상이라는 식으로 적대적으로 반응한다면 보도 경쟁력 회복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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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찰에 연루” YTN 감사팀장(당시 신임 영상아카이브 팀장) ‘혐의 없음’으로 밝혀져
본지는 2013년 4월 24일자 「YTN 인사에 영상부문 사원 집단 반발」제하의 보도에서 YTN 신임 영상아카이브 팀장이 불법사찰 연루 의혹으로 고소된 바 있다는 YTN 영상부문기자들의 주장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수사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15년 4월 16일, “원충연이 염해진 감사팀장(당시 신임 영상아카이브 팀장)으로부터 YTN 관련 정보를 취득하여 노조 동향을 불법사찰하고 이에 대한 증거를 인멸했다는 것은 추론에 불과하고 아무런 증거도 없으며, 사측의 행위는 노조의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한 것"이라며 모든 혐의에 대해 YTN 염 팀장을 무혐의 처분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