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과 사장을 둘러싼 고소와 폭로전으로 치닫던 불교방송의 내홍이 이사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수습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사장의 횡령 및 배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남아 있어 내부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원효’ 수익금과 재단후원금 횡령 의혹 등으로 해임 압박을 받아온 이사장 영담 스님은 지난 11일 조계종 이사 스님들을 만나 이사장직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이사회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자진 사임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전격적인 사퇴 결단은 이사장 해임안 논의를 위한 이사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이에 불교방송 재단이사인 조계종 스님 6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비위 혐의에 대해 영담 이사장 스님으로부터 소명을 들은 결과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며 12일 이사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사장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사실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사장을 위한 퇴로를 열어준 것”이라며 반발했다. 불교방송노조는 성명을 내고 “무조건적인 면죄부를 주는 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공개토론회를 통해 조계종 호법부를 비롯해 불교방송 직원, 언론계, 불교시민사회단체, 국민들이 공개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사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서도 “이사장은 사임하더라도 이사직을 유지해 권토중래하려는 ‘재가(승려가 아닌 불교신자) 모독적 꼼수’”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0일 영담 스님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노조는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전영신 노조위원장은 “정말 떳떳하고 당당하면 왜 사임하겠나”라며 “우리에겐 증거가 있는 만큼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채원 불교방송 사장에 대한 대기발령 처분은 법원으로부터 무효 판결을 받았다. 영담 이사장은 지난 4일 인사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이채원 사장에게 대기발령을 통보했다. 이에 이 사장은 즉각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11일 재단 이사회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인사 명령은 효력이 없다며 무효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