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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YTN 해직사태 장기화에 분노한다"

세계기자대회 참석차 방한한 짐 보멜라 IFJ 회장

김고은 기자  2013.04.17 14: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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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짐 보멜라 IFJ 회장  
 
짐 보멜라 IFJ 회장은 “해직 기자들의 복직 문제가 한국 민주주의의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때 했던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 관련) 약속과 법안 이행 여부 역시 민주화의 중요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기자대회 참석차 방한한 보멜라 회장은 16일 YTN, MBC 등 해직기자들과의 간담회를 가진 직후 미니 인터뷰를 갖고 언론인 해직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해직사태가 장기화 하는데 대해 “매우 마음이 아프고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IFJ는 2008년 10월 YTN 해직사태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기자들에 대한 징계 철회를 촉구했다. 당시 보멜라 회장은 한국기자협회를 방문해 우려를 표명하고, IFJ 실사단을 파견해 YTN사태에 대한 집중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햇수로 5년째인 지금까지도 YTN사태는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보멜라 회장은 “(해직 기자들이) 매일 싸우는 입장에서 힘들 것”이라며 “공감과 연민을 느끼는 한편 존경하는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해직 기자들의 복직 투쟁에 대해 “언론인뿐 아니라 많은 보통 사람들과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이기도 하다”면서 “한국 사회가 이들을 서포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기자들은 정치적, 경제적 압력에 맞서 싸우고 있다. 다만 정도의 차이는 있다. 영국 BBC의 경우 정부 개입 시도가 “불가능”하다. 물론 예외도 있다. 보멜라 회장은 “대처 총리 시절 IRA(아일랜드공화국군)을 테러리스트로 규정, 보도를 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면서 “당시 BBC는 보이스 오버(voice over) 같은 기술적 처리를 하긴 했지만 IRA 인사들을 인터뷰하고 보도도 했다”고 전했다.

자본권력의 개입에 대해서도 유럽 언론들은 자체 규제 방식으로 이를 차단하는데 힘쓰고 있다. 보멜라 회장은 “유럽에선 기업이나 자본권력이 기사에 압력을 넣으면 이를 보고해서 차단하는 시스템이 있다”며 “한국에 이런 제도가 없다면 기자들이 힘을 합쳐서 캠페인을 하거나 파업을 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멜라 회장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하려면 좋은 콘텐츠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이익을 방어하는 가치를 지키는 것이 언론인들이 추구해야 할 부분”이라며 “특히 공영방송에서 시민들의 공적 관심사에 대해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영향력이 커지고 시민사회의 지원을 통해 권력을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공영방송이 더 힘이 있고 상업방송이 따라오는 구조”라며 “고품질 퍼블릭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지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첫째는 언론인 자신이고 둘째는 시민사회의 힘입니다. 언론인은 외부의 간섭을 막아낼 수 있는 저항력을 기르고, 시민사회는 조직화된 힘으로 (외압을) 막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매우 강력한 힘입니다.”



IFJ, 한국언론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
국제기자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Journalists)은 전세계 100여개 국가 60만명의 저널리스트가 가입한 세계 최대의 저널리스트 단체다. 1926년 처음 설립돼 반 파시즘 활동을 벌였던 IFJ는 2차대전 후 사실상 활동이 중지됐다가 1946년 IOJ로 재설립됐지만 1952년 서방언론 기자들 중심으로 현재의 형태를 갖췄다.

한국기자협회는 1966년 IFJ에 가입했다. IFJ는 한국의 언론자유 수호를 위해 국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75년 동아일보의 언론자유수호운동 탄압에 대해 유신 정권에 항의하는 등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를 자임했다. 지난해 언론사 총파업 당시에도 이명박 정부에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한국에 직접 조사단을 파견한 것도 두 번이다. 1991년 4월 언론상황조사단을 보내 당시 평화방송노조 대량 해고사태를 실사한 뒤 항의 서한을 김수환 추기경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두 번째 실사단 파견은 YTN 해직사태 직후인 2008년 12월 이뤄졌다. 에이든 화이트 당시 IFJ 사무총장이 ‘예비실사단’을 이끌고 방문했다. 그밖에 2000년에는 화이트 사무총장이 내한해 국민일보노조와 CBS노조의 파업투쟁을 지지했다.

한국에서 두차례 총회를 연 바도 있다. 2001년 정기총회를 서울에서 열었으며 2007년에는 금강산에서 특별총회를 개최했다. IFJ는 3년에 한번씩 정기총회를 열며 본부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다. 이외에 세네갈, 오스트레일리아, 베네수엘라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짐 보멜라 회장은 2007년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2010년 연임됐다.

장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