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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서울 남대문 YTN 사옥 앞에서 열린 ‘배석규 사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YTN노조와 언론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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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유례없는 공영언론사 총파업 이후 해당 언론사 사장 중 남은 사람은 배석규 YTN 사장이 유일하다.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은 자진 사퇴했고, 김인규 KBS 사장은 연임을 포기했다. 김재철 MBC 사장은 ‘의외의 일격’을 당해 사실상 해임 당했다.
김재철 사장의 퇴진 후 배 사장의 거취가 언론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이유다. YTN노조는 물론이고 민주통합당, 시민사회단체들도 이제 배 사장 퇴진을 정면으로 내걸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배 사장의 ‘4~5월 자진사퇴설’도 돌고 있지만 명확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배 사장은 이 같은 소문에 ‘전혀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철 사장의 케이스와 나는 다르다’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오히려 배 사장은 최근 실국 개편 및 인사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간부급 사원 숫자에 비해 보직은 태부족이어서 인사 배치 문제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에 YTN은 시청자센터 설립, 기술 조직의 분화, 편성운영부의 국으로의 승격 및 세종시취재본부 신설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공석인 보도국장 임명도 늦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경영진 직속의 신사옥TF 활동도 배 사장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YTN은 내년 초 계열사까지 포함해 모든 조직이 상암동으로 옮겨간다. 이에 맞춰 회사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상암동 시대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배 사장은 최소한 상암동 테이프는 자신이 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안팎의 상황은 배 사장의 계산처럼 돌아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뇌관은 민간인 불법사찰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배석규 (당시) 직무대행이 정권 충성심이 높아 사장으로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명시된 사찰문건이 그림자처럼 그를 따라다니고 있다.
불법사찰 재수사 요구 속에 검찰 수뇌부도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는 2일 인사 청문회에서 “(민간인 사찰 사건을) 취임 후 다시 한번 살펴보고 만약 새로운 증거가 나와서 재수사 필요성이 있다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당시 대검 차장으로서 보고도 받고 파악한 점이 있다. 나름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도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은 물론 당시 민간인 사찰 사건 수사라인이 모두 물러난 상황이다. 한겨레의 보도로 민간인 사찰 수사를 무마시킨 지휘라인으로 지목된 권재진 법무부 장관,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최재경 대검찰청 중수부장 등 TK 라인이 모두 떠났다.
민주통합당도 공세 수위를 높여 ‘누드 검색’으로 궁지에 몰린 심재철 민간인사찰국조특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유일한 친이계’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심 의원이 불법사찰 국정조사를 가로막고 있다는 이유다. 민주당은 심 의원이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자 국회 윤리위원회에 징계안을 제출했다.
잇따른 인사 실패로 지지율이 40%대까지 떨어져 국면 전환이 필요한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도 구 정권에 대한 사정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다. 민간인사찰은 4대강과 더불어 이명박 정부의 최대 의혹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또 공공기관장 교체가 5월경까지는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배 사장이 계속 무풍지대로 남을 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교롭게 YTN 역대 사장 중에 정권이 바뀐 뒤에도 임기를 채운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정주년 2대 사장은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자 물러났고, 백인호 4대 사장은 2003년 노무현 정부 등장 후 자진사퇴했다. 표완수 5대 사장도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뒤 임기를 남겨놓고 물러났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YTN 내의 위기감이다. 종편에게 시청률에서 뒤처지고 뉴스Y는 턱밑까지 쫓아온 상태다. 더욱이 광고 파이는 늘지 않았는데 경쟁자는 늘어났다. YTN 내에는 “이대로 올 연말까지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IMF 사태 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문제는 구성원들이 위기를 돌파할 신명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해직사태 장기화로 노사관계, 내부 불신 역시 YTN 창립 이래 최악인 상황이다. 회사가 모든 부문에서 추락세다.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지난달 물러난 연합뉴스 박정찬 전 사장은 한 사석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속 하라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지만 남아있으면 회사 내 갈등과 반목은 어떻게 될까. 내가 떠나면서 다 끝내고 선후배가 다시 합심해서 우리 회사가 새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