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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매일 김태규 사진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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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매일 김태규 사진부장은 ‘이중생활’을 한다. 치열한 현장에서 일과를 보내고 나면 그의 발길은 어김없이 자연을 향한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사건 현장도, 광활하고 고요한 대지도 모두 그의 일터다. 생태사진을 즐겨 찍는 그의 카메라는 주로 새를 쫓는다. 3년 전부터는 물총새에 ‘꽂혀서’ 틈만 나면 냇가로 나간다. 그런데 남들 다 찍는다는 물총새 짝짓기가 그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실패와 기다림의 연속. 그러다 뜻밖의 수확을 얻기도 한다.
“그날도 물총새의 짝짓기를 찍기 위해 냇가로 갔죠. 그런데 안 나타나더군요. 보이는 거라곤 짝짓기 중인 실잠자리들뿐이었어요. 심심하던 차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셔터를 눌렀죠.”
수면 위에서 알을 낳는 실잠자리들을 반영을 이용해 데칼코마니처럼 찍어낸 사진엔 ‘그들 방식의 뜨거운 사랑’이란 제목이 붙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한국사진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보도사진상’을 받은데 이어 제49회 한국보도사진전 네이처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꿩 대신 닭’이었는데, 운이 좋았죠.”
그는 이미 이달의 보도사진상과 광주전남기자협회 기자상 등을 수도 없이 받았다. 지난해만 해도 동박새와 물총새 사진을 포함해 이달의 보도사진상을 세 번이나 받았다. 그가 새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시골에서 나고 자란 영향이 컸다. 먹이를 찾으러 논에 내려앉는 백로와 왜가리의 모습은 그리 진귀한 풍경이 아니었다. “그런데 새 이름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조류도감도 구하기 쉽지 않았고요. 그때부터 새 이름을 잘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촉새는 왜 이름이 촉새일까? 그런 궁금증을 갖고 있던 차에 신문사 입사를 앞두고 전남 무안 용월리의 백로와 왜가리 도래지를 갔다가 새 사진을 찍어보기로 마음을 먹었죠.”
새 사진의 매력은 역동성에 있다. 찰나의 셔터 찬스가 승부욕을 자극한다. 그 매력에 홀려 지낸지 20여년. 어느새 ‘뻗치기’의 달인이 됐다. 좁은 위장텐트 안에서 고요히 새의 움직임을 주시하다 보면 대학 축제 때 교도소 감방 체험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식사는 늘 김밥 한 줄과 사과 한 알. 용변은 8리터짜리 물병으로 해결한다. 몸은 좀이 쑤시고, 김밥은 신물이 나지만 기다림 끝에 원하는 장면을 포착할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3년 만에 물총새 짝짓기 포착에 성공했을 때, 그는 마치 새가 되어 날아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김 부장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사진과 함께 했다. 대학 동아리에서 사진을 처음 접한 뒤 운 좋게 군대에서도 사진병으로 근무하며 손에서 카메라를 놓아본 적이 없다. 1990년 8월 전남매일 사진부에 입사한 뒤로는 직장도 옮기지 않고 쭉 한 길만 걸어왔다. 20여 년 동안 많은 동료와 후배들이 떠나가고 지금은 1년차 신입 기자와 단둘이 사진부를 꾸려가고 있다.
그에겐 간절히 찍고 싶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모든 사진기자들의 목표가 그렇듯 특종다운 특종을 하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역시, 물총새다. “봄은 사랑의 계절이라고 하잖아요. 봄 하면 또 꽃을 빼놓을 수 없죠. 화사한 유채꽃밭을 배경으로 짝짓기를 하는 물총새의 모습을 찍는 것이 올해 최대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