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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5일 정부 과천청사 후생동 대회의실에서 이상목 제1차관(왼쪽), 윤종록 제2차관의 취임식을 열었다. 미래부는 방통위 출신 직원 300여명을 포함해 770명 규모로 출범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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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정된 정부조직법에 따라 출범 초읽기에 들어갔다. 내주부터 진행될 미래부 장관과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실·국장 인사를 포함한 조직 정비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출항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미래부와 방통위의 업무 분장이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산적한 현안 처리에 대해 두 부처 간 공조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부처 간 힘겨루기에 방송통신 관련 현안 해결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지상파 재송신 분쟁이다. 2008년 7월 한국방송협회가 케이블TV방송협회에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신호 재송신 중단을 요청하면서 시작된 재송신 분쟁은 5년 동안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재송신 대가 산정을 두고 지상파와 케이블 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2011년부터 세 차례나 지상파 송출이 중단되는 ‘블랙아웃’ 사태까지 겪었지만,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선 방통위는 속수무책이었다.
문제는 재송신 갈등이 여전히 시한폭탄이라는 점이다. 법원은 지난달 지상파 방송 3사가 현대HCN과 티브로드를 상대로 낸 신규 가입자에 대한 지상파 재송신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다음달 11일까지 이들 SO와 지상파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블랙아웃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향후 지상파 재송신 협상과 관련해 공동 대응을 선언하면서 재송신 갈등은 이미 케이블을 넘어 유료방송 전반으로 확산된 상태다.
때문에 미래부와 방통위 체제에서 지상파 재송신 분쟁을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일단 지상파 재송신 가이드라인은 미래부에서 주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지상파 관련 업무는 방통위로, 케이블을 포함한 유료방송 업무는 미래부로 나뉜 상황에서 두 조직의 역할 분담과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자칫 사업자간 갈등이 부처 간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미래부 장관과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가 끝나고 업무 파악과 조직 정비가 완료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재송신 갈등의 조속한 해결은 기대난망이다.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pooq(푹)’, 지상파 다채널 방송(MMS) 등 새로운 미디어와 관련한 제도 마련 논의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관할권은 일단 미래부에 있지만, SO 등 뉴미디어 관련 법령 제·개정 시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갈등의 소지가 있다. 이종 플랫폼이 결합된 융합서비스의 경우 관할 부처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쪼개진 주파수 정책도 혼란을 부추길 여지가 크다. 개정된 정부조직법과 전파법에 따라 방송용 주파수는 방통위가, 통신용 주파수는 미래부가 관리한다. 신규·회수 주파수는 국무총리실에 신설되는 주파수심의위원회가 분배 및 재배치 권한을 가진다. 관할 부처가 세 군데로 나눠진 탓에 신규·회수 주파수를 재분배 할 때마다 갈등이 야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장 문제로 떠오른 것은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생긴 700㎒ 대역이다. 해당 주파수는 방송용으로 방통위가 관리하게 될 가능성이 크지만, 주파수심의위가 이를 통신용으로 재분배를 추진할 경우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야는 협상 46일 만인 지난 17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합의했으나 합의문 해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 탓에 본회의 처리까지 닷새가 걸렸다. 이후 열린 방통위 인사위원회에서는 직원들의 미래부 이동과 방통위 잔류를 놓고 잡음이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미래부와 방통위가 본격 출범한 뒤에도 관할 업무 조정을 두고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업계 관계자들도 미래부와 방통위의 업무 분장을 두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실정이다. 지상파 한 관계자는 “방송과 통신에 대한 이해 없이 정치적 협상으로 방송을 유료방송과 무료방송으로 단순히 나눠먹기 한 결과”라며 “사전 동의라는 제도가 명시돼 있지만, 독임제 부처인 미래부와 여당이 다수를 점한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의 협의라는 것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부와 방통위가 서로 다른 이해당사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경우 지상파 재송신 문제 해결과 같은 제도 개선 작업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두 부처 간 업무 충돌을 최소화 하고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