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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김재철 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 출석한 뒤 경호원에 둘러싸인 채 나가고 있다. 방문진은 이날 김 사장에 대한 해임을 결정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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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문화진흥회는 2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MBC 김재철 사장에 대한 해임을 결정했다.
상정된 해임안에 전체 이사 9명 중 5명이 찬성표를 던져 가결요건인 과반을 넘겼다.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통과된 것은 상정된 지 네 번째 만이다. 또한 방문진 역사상 MBC 사장에 대한 해임은 처음이다.
해임 사유는 △절차를 위반해 임원을 내정함으로써 방문진의 선임권 침해 △이사회 운영제도와 관련한 공적 절차 무시와 그에 따른 공적 책임 방기 △관리·감독 기관인 방문진에 거듭된 불성실한 태도로 관련지침 위배 △대표이사 직위를 이용해 공적 지배제도를 훼손한 점 등이다.
이번 해임안이 가결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 22일 김 사장이 방문진과의 사전협의 없이 지역사 및 계열사, 자회사 임원 내정자를 발표하면서 마련됐다. 이에 방문진 이사들은 방문진을 무력화했다고 비판하며 다음날 긴급히 이사회를 소집해 해임안 상정에 뜻을 모았다.
26일 이사회에는 김재철 사장이 출석해 소명했다. 예정돼 있던 해외출장 일정을 취소하고 이사회의 출석 요구에 응한 김 사장은 “관계사·지역사 인사 문제로 소란스럽게 만들어서 죄송하다.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표결에 앞서 이사들은 표결 자체를 두고 찬반토론을 벌였다. 여당 추천 박천일 이사는 “본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원칙대로 하겠다고 했으니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자. 해임은 과다하다”고 주장했으나 여당 추천 김충일 이사와 야당 추천 권미혁 이사 등이 “더 이상 미루는 건 책임 방기”라며 “공영방송 MBC와 방문진의 위상 재정립을 위해 새출발해야 한다”고 맞서 대다수 이사들의 의견에 따라 투표를 진행했다. 이사 9명 전원이 투표에 참석했으며 고영주 감사가 개표한 결과 찬성 5표로 해임안이 통과됐다.
해임안이 가결되자 MBC 노조와 한국기자협회 등은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 정상화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고 평가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이성주)는 “방문진은 오늘의 결정을 만신창이가 된 MBC를 정상화하기 위한 전기로 승화시켜야 한다”면서 “지난 3년, ‘김재철 체제’가 안겨준 가장 큰 교훈은 공영방송이 더 이상 정치권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방문진은 방송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차기 사장 물색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는 성명을 내고 “김재철 사장의 퇴진은 MB정권의 언론장악 유산을 청산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문진의 결정에 따라 김 사장 해임은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의 결정이 이미 나온 만큼 번복될 가능성은 없다. MBC는 방문진이 70%, 정수장학회가 3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조만간 열릴 주총에서 정수장학회 측의 동의를 얻어 김 사장 해임이 최종 결정되면 후임 사장 공모를 곧바로 진행하고 안광한 부사장이 당분간 사장 역할을 대행하게 된다. 후임 사장의 임기는 김 사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2월까지다.
방문진 이사회는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29일 오전 10시 임시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