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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목소리를 기억하겠습니다

연합뉴스 故장희재 기자 추도사

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2013.03.13 13: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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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장희재 기자  
 
장희재 연합뉴스 기자(경기북부취재본부)가 6일 별세했다. 올해 나이 31세. 고인은 2011년 연합뉴스에 입사해 경기북부취재본부로 발령받아 경찰·법조 출입을 거쳐 뉴스Y 방송담당을 맡아왔다. 이에 본보는 고인과 함께 근무해온 권숙희 연합뉴스 기자의 추도사를 싣는다.


싱그러운 젊음을 못다 피우고 떠나버린 선배. 불의의 사고로 하늘에 빼앗긴 생명을 기리며 씁니다.
아직 아무 것도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사나흘, 아니 일주일, 한달이 지나면 상실이 무언지 알게 될까요.
주인 잃은 물건만이 차가운 침묵으로 현실을 알려줍니다. 노트북, 기자수첩, 검은 볼펜, 스마트폰, 명함 한 움쿰.

남은 모든 것들이 작은 가방 하나에 다 들어가더군요. 포개고 포개어 한품에 안을 수 있는 가방이 가볍습니다. 가벼워 허망하고 차가워 서럽습니다.

선배, 이 작은 짐 들지 못하고 어디에 누워있나요. 이제는 대답을 들을 수는 없겠지요. 뒤늦은 우리 모두는 울음을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삼삼오오 젊은 언론인들이 모여들었고 대선배들도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를 벗어던진 많은 사내들도 황망히 빈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다른 이들도 헛헛함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을 겁니다. 이미 너무 늦었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만 선배를 보내드리고 선배를 기억하려 합니다. 선배는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밤까지 연합뉴스 기자의 이름으로 살았습니다.

선배가 쓰신 단독기사를 제가 이어서 쓰게 될 줄 그날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입사 이후 가장 쓰기 힘든 기사였습니다.

선배가 고민하던 모습도 기억합니다. 통신기자와 방송기자의 역할을 모두 하던 선배는 언론에 대한 제 생각을 묻곤 했지요. 휘발되지 않는 기사를 쓰자던 선배의 목소리도 기억하겠습니다.
선배, 바쁜 취재현장에서 벗어났으니 느긋하고 평화로운 잠에 들길 기도하겠습니다. 여기는 우리들이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이제야 알게됐습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연합뉴스 권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