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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개편, 'SO' 쟁점된 이유는?

IPTV와 함께 유료방송 주요 플랫폼…PP 채널 편성권도 가져

김고은 기자  2013.03.13 12: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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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개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9부 능선까지 넘은 협상에서 걸림돌로 작용한 것은 케이블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위성방송 정책은 방통위에 남겨두고 IPTV 업무는 미래부로 이관하는 데까지 잠정 합의를 이뤘다. 그런데 유독 SO 관할권을 두고는 여야가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힘겨루기만 계속 하고 있다.

여야는 각각 산업 진흥과 방송의 공정성을 협상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기조인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선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기기)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무를 독임제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방송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SO와 보도 PP 등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영역은 방통위에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상 속내를 들여다보면 방송통신 산업 재편 과정에서 여론 시장 영향력에 대한 주도권 다툼으로도 읽힌다. 지상파와 PP에 대한 채널 편성권을 가진 SO가 독임제 부처인 미래부로 넘어갈 경우 SO의 편성권에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단적으로 친정부적 방송이 SO의 권한에 따라 ‘황금채널’을 배정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IPTV가 이미 미래부로 넘어간 마당에 SO까지 미래부 관할이 되면 유료방송의 2대 플랫폼이 장관 한 명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된다. 야당의 견제가 가능한 합의제 기구와 달리 정부 여당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IPTV를 넘겨주고 SO에만 집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산업 진흥을 내세운 박근혜 정부가 유료방송 관련 규제 완화 작업을 추진할 경우 KT와 CJ, 유료방송계의 거대 공룡 대기업을 중심으로 방송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진다. 현행 정부조직법 개정안대로 방통위가 법령 제·개정권 없이 단순 합의제 행정기구의 위상만 갖게 될 경우 지상파의 위상은 점점 축소되고 방송의 공공성은 후퇴할 우려가 있다. 지상파와 유료방송의 성장 불균형은 물론, 당근과 채찍을 함께 쥔 정부여당의 여론 장악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SO와 지상파 간의 재전송 분쟁도 변수로 작용한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방송 장악 의도는 없다”면서 “(미래부 기능은) 타협과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거듭 못을 박았다. 청와대가 협상의 배수진을 친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가 어디까지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이번 주 협상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