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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를 찾아라' 바다 건너간 기자들

"찾지 말라" 문자 메시지만…공항에서야 처음 만나

양성희 기자  2013.03.13 12: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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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귀국 기자회견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책을 읽고 있다. 그가 읽는 책은 최장집 교수의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이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미국 체류 82일 만인 지난 11일 귀국했다. 안 전 교수의 미국생활을 전하고 귀국길에 동행취재하기 위해 일찍이 미국에 가 있던 기자들은 고군분투했지만 안 전 교수가 언론 접촉을 극도로 피해 비행기 탑승 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야 겨우 만났다.

연합뉴스·조선일보·JTBC는 대선 당시 ‘안철수 마크맨’이었던 기자들을 미국으로 파견했다. 동아일보는 워싱턴 특파원에게, 몇몇 방송사들은 LA 특파원에게 취재를 맡겼다. 안 전 교수가 4·24 재보선 노원병 출마를 결정한 뒤 언론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발 앞선 취재를 위해서였다. 다른 언론사들도 파견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결정이 있기 전까진 정당팀 기자들 사이에선 타사 동향을 파악하기 바빴다.

미국에 급파된 기자들은 안 전 교수의 귀국 날짜보다 빠르면 6일, 늦으면 하루 전에 도착해 동분서주했다. 직접 연락을 시도한 것은 물론이고 안 전 교수의 측근들에게도 연락을 해뒀다. 하지만 그는 이메일에 답장을 하지 않거나 ‘찾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측근들도 안 전 교수와의 접촉이 어렵다는 완강한 입장을 전달했다.

미국에서 안 전 교수와 숨바꼭질을 벌인 기자들은 그가 있을 법한 곳을 샅샅이 찾아갔고 교민들에게 도움도 청했지만 헛수고였다. 안 전 교수는 자신의 소재지가 언론에 알려질 것을 염려해 대선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조광희 변호사에게도 공항에서 만나기 전까지 있는 곳을 알리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기자들을 따돌렸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비로소 기자들을 만난 안 전 교수는 대선 당시 자주 봤던 한 기자에게 “헤어스타일이 바뀌었네요”라고 인사했다. 그는 간단히 근황을 전한 후에 비행기에 탑승했다. 성과 없는 취재에 아쉬움을 나타낸 기자들은 비행기 안에서 잠시 간담회를 가질 것을 요청했다. 비즈니스석에 있던 안 전 교수는 이코노미석에 모여 앉은 기자 5명을 찾아와 미국 체류기간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안 전 교수는 기자들에게 “(미국에서) 숨어다니지 않았다. (기자들이) 못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접촉을 피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한 기자는 “출마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마당에 그렇게까지 기자들을 피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귀국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번에 터뜨리고자 하는 정치적인 효과를 고려했는지 몰라도 언론접촉을 피한 정도가 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