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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 이사장 사퇴, MBC사태 실마리 찾나

방통위 "보궐이사 즉각 선임"…후임 따라 '김재철 체제' 운명 달려

양성희 기자  2013.03.13 11: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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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왼쪽)과 김재철 MBC 사장. (연합뉴스)  
 
박사 논문 표절 판정으로 안팎의 사퇴 요구 속에서도 ‘버티기’로 일관하던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2일 사의를 표명해 MBC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지 주목된다.

이날 방문진 최창영 사무처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한 김 이사장은 13일 오전 8시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이사들에게 이사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히고 방문진 사무처를 통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직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최 사무처장은 “김 이사장이 ‘자신의 문제가 MBC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단국대에서 지난 1월 김 이사장의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 판정을 받은 것에 이어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12일엔 박사학위 취소 결정마저 나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안팎에서 밀려든 사퇴 요구에 더해 5명의 여야 이사가 김 이사장 주재 회의를 보이콧한 점, 당초 14일로 예정됐던 임시 이사회에서 김 이사장의 거취문제와 방문진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이 적잖은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윗선’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야당 추천 한 이사는 “지난주까지도 자진 사퇴에 대해 명쾌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 급작스레 사퇴한 것으로 보아 (윗선의) 오더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은 “김 이사장은 결국 권력에 의해 임용됐고 권력에 의해 그만 둔 나쁜 선례를 남겼다”면서 “박사학위 표절이 문제가 됐을 때 그만뒀다면 그나마 자주적이었다고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이사들은 임시 이사회에 앞서 김 이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7일 정기 이사회에서 김재우 이사장은 진전된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사들은 이를 곧 자진사퇴로 보는 데엔 반신반의하는 입장이었다.

김재우 이사장의 사퇴로 몇몇 이사들은 방문진 이사회가 당분간 8명 체제로의 운영이 불가피해졌다고 판단했지만 방통위 측은 보궐이사를 곧바로 임명할 계획이다.

김충식 방통위 부위원장은 “MBC를 정상궤도로 올리는 것이 시급하므로 후임 이사를 곧바로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도 “새로운 이사가 바로 임명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면서 “현재 물밑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재우 이사장의 사퇴가 정체 상태에 빠진 MBC 문제를 해결하는 데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실마리를 마련했다고 보는 것이 중론이다. 더욱이 최근 정부조직법 개편안 여야 협상에 ‘방송장악’이 쟁점화되는데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김재철 사장은 국회 출석 거부로 이날 800만원의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MBC 노조(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박재훈 노조 홍보국장은 “어떤 언론관을 가진 이사가 임명되느냐에 달린 것”이라며 “방송의 독립성, 김재철 사장 체제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