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양대 노조가 공동으로 실시한 신임 투표에서 과반으로부터 불신임을 받은 이화섭 KBS 보도본부장이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20일 성명을 내고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불신임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리더십을 기대할 수 없다”며 “길환영 사장은 이화섭 본부장을 즉시 인사조치하라”고 촉구했다. 단체협약에 따르면 불신임 의견이 재적 대비 과반이면 인사 조치를 사장에 건의할 수 있다. 이 본부장은 지난 14~19일 진행된 신임 투표에서 재적 대비 56.5%, 투표 대비 64.2%의 불신임을 받았다.
새노조는 성명에서 “이 본부장에 대한 과반이 넘는 불신임율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면서 “그는 특보 사장 김인규 체제의 마지막 인사로 그동안 KBS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 침해 논란의 한 가운데에 있었던 인물”이라고 평했다.
이어 “조합원들은 보도와 제작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고 올바른 공영방송으로 나아가기 위해 준엄한 심판을 내린 것”이라며 “길환영 사장이 이번 신임투표의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제 그 화살은 사장에게 향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 기자협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 본부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참으로 눈물겹도록 본부장이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읍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적 과반의 불신임 평가를 받았다”면서 “이제 이 본부장이 할 일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밝혔듯이 사심 없이 순리대로 그만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길환영 사장을 향해서도 “1년짜리 보도본부장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면서 “고대영 전 본부장이 물러나고 부사장에서도 낙마했듯이 보도본부 구성원들로부터 광범위하게 불신임을 받은 인사는 절대로, 다시는 기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간에 떠도는 이화섭 본부장의 부사장설을 겨냥한 것이다.
이들은 또 “차기 보도본부장은 사장이나 정권의 말을 잘 듣는 사람보다는 기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시청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적어도 MB 정권 하의 KBS 뉴스와는 분명하게 단절할 수 있는 인사를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