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이 지명된 데 이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김종훈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사장, 청와대 홍보수석에 이남기 SBS 미디어홀딩스 사장이 내정됐다. 이계철 위원장이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후임 방송통신위원장 자리를 제외하면 새 정부의 미디어 정책 및 언론계 현안 대응에 중심적 역할을 할 수장들이 결정된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이들 모두 전문가형·실무자형으로 분류된다. 기자 출신이 한명도 없다. 박근혜 당선인과 인연도 그리 깊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대 정치학과, 정치부 기자 출신 3인방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동관 홍보수석-신재민 문화부 제2차관 등 대통령 최측근들이 미디어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던 이명박 정부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진룡 장관 내정자는 참여정부 시절 일부 정권 실세들과 불편한 관계를 맺고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청와대 홍보수석을 고사하는 등 ‘소신파’이나 정치적 행보보다는 정통 관료 출신답게 실무에 강하다는 평이다.
첫 PD 출신 홍보수석인 이남기 내정자 역시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대인관계가 원만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상대와 대립각을 세우거나 척을 지는 성품과는 거리가 있다고 한다. 호남 출신이 소수인 SBS에서 10년 넘게 임원을 거치는 등 오너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만 봐도 그의 스타일을 알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전형적인 IT 기업인인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의 등장은 새 정부 미디어정책에 산업논리 드라이브가 걸릴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오랜 미국 생활로 시장 논리에 충실한 것으로 보여져 방송 정책에서도 탈규제 바람이 불 전망이다. 하지만 김 내정자 역시 ‘테크노그라트’로서 정치 논리와는 거리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 또한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정현 정무수석의 존재를 눈여겨보는 시각도 있다. 이 수석이 오랫동안 박근혜 당선인의 대 언론 창구로 활동했고, 18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를 거치는 등 언론계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언론계 문제들 역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이 수석의 역할이 주목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당선인이 ‘작은 청와대’를 지향하면서 주요 정책은 직접 챙길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새 정부의 미디어 관련 대응이 별도의 ‘컨트롤 타워’를 통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