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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억원대 교비횡령으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사립대 인사들을 보도하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의 사진을 실루엣 처리한 지난 8일 MBC 뉴스데스크의 영상. | ||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 사진의 실루엣 처리 실수로 다시한번 화제로 떠오른 MBC의 방송사고는 이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방송사고는 간혹 있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쳐도 더이상 묵과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MBC 내의 시스템 붕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2월3일 뉴스데스크는 새누리당 로고를 인터넷상의 패러디 로고로 잘못 사용했다. 같은달 25일 뉴스데스크 일기예보는 주간 날씨를 소개하면서 3.1절을 개천절로 잘못 표기해 방송해 빈축을 샀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아침뉴스 뉴스투데이 5월20일자 방송에서는 인기 연예인이 택시회사 위장취업자로 둔갑했다. 이날 뉴스투데이는 한 남성 탤런트가 건강보험료를 아끼기 위해 택시회사에 위장취업했다는 리포트를 내보냈다. 여기서 이 사건과 무관한 인기 배우 송승헌씨의 사진을 썼다. 음영처리는 했지만 시청자 대부분이 송씨라고 알아볼 정도였다.
MBC가 지상파 방송 3사 중 최저 시청률의 수모를 겪었던 런던올림픽 때는 무더기 방송사고가 일어났다.
7월에는 MBC 사무실이 ‘모 기업체 사무실’로 소개돼 조작방송 논란을 일으켰다. 서울 모 기업체로 소개된 올림픽 응원 현장이 알고 보니 MBC 뉴미디어뉴스국 사무실이었던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는 이 보도에 대해 법정제재인 ‘주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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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올림픽 축구 대표팀 주장인 구자철 선수를 골기퍼 이범영 선수로 잘못 표기한 MBC 인터뷰 영상. | ||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8월29일 뉴스데스크는 화성의 화산 ‘샤프산’ 활동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 그랜드캐니언 사진을 썼다가 뒤늦게 정정하는 소동을 빚었다.
논란 끝에 11월 뉴스데스크가 8시로 방송 시간을 옮겼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8시 방송 첫날 내보낸 기획 ‘경청코리아’가 압권이었다. 사회 각계각층의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는 취지의 이 기획은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을 ‘환자’ ‘할아버지’ ‘할머니’로 표기해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방송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앵커 멘트 실수는 오히려 사소하게 느껴지는 수준이다. 배현진 앵커의 ‘4초 침묵’도 예다. 같은달 8일 애플의 탈세 소식을 전하는 리포트에 배 앵커가 “경제 불황으로 힘드시죠?”라고 코멘트를 잘못 던졌다가 수초간 말을 잇지 못한 것이다.
양승은 앵커는 석달 전 원고를 다시 읽는 실수로 눈총을 샀다. 대선 한 달 전인 11월 11일 뉴스데스크에서 양 앵커는 ‘시사만평’ 코너를 소개하면서 “대선을 석달 앞두고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을 반장 선거에 빗대 비평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3개월 전 방송된 시사만평의 원고였다. 양 앵커는 대선 레이스 중인 12월16일에는 “민주통합당 이정희 후보가 사퇴했다”고 했다가 또 이야깃거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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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MBC 정오뉴스는 김근태 새누리당 의원의 당선무효형 선고를 보도하면서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고문의 사진을 썼다. | ||
정오뉴스도 ‘사고 다발 지역’이다. 특히 ‘김근태 사고’가 두고두고 회자된다. 10월11일 정오뉴스는 새누리당 김근태 의원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는 리포트에서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고문의 사진을 내보내 방통심의위로부터 법정제재인 ‘경고’를 받았다. 특히 고인에 대한 큰 결례라는 점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10월16일 정오 뉴스에는 ‘중국 유엔 대북 식량지원 100달러’라는 뉴스 제목이 시청자들을 당황케 했다. 중국이 유엔세계식량계획(WEP)에 대북지원용으로 기부한 100만 달러를 잘못 내보낸 결과다.
11월11일 정오뉴스에서는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이 해당 이동통신사로부터 받은 할부 노트북을 팔고 있다는 이른바 ‘와이브로깡’을 보도하면서 영상과 자막은 ‘경기침체 여파로 유흥업소 감소’가 나가 실소를 자아냈다.
올해 들어서도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1월 12일에는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방송 도중 4~5초간 갑자기 검은 화면이 나가는 ‘블랙아웃’ 현상이 일어났다. 연달아 방송된 뉴스데스크는 헤드라인뉴스를 소개하는 시간에 음향이 끊기고 화면이 흔들리는 사고가 벌어졌다. 사실 하루에 똑같은 드라마를 두번 내보내고, 가수가 무대에 올랐는데 다른 가수의 음악이 나오는 등 드라마.연예.오락 프로그램의 방송사고까지 합치면 MBC는 지상파 공영방송으로 불리기 어렵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급기야 천억원대 교비횡령 혐의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사립대 관계자들에 대해 보도하면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사진을 잘못 처리해 내보내는 사고로 야당이 책임을 묻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MBC는 지역MBC 컴퓨터그래픽 담당자의 실수라며 공식 사과했지만 ‘전과’가 급증하고 있는 MBC를 향하는 시선은 곱지 않다.
‘문재인 사고’에 대해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9일 “김재철 사장의 막가파 경영, 능력 있는 기자 PD들을 배척하는 무능 경영이 낳은 결과”라며 “공영방송 MBC를 3류 수준의 방송으로 전락시킨 김 사장의 즉각적인 퇴진만이 정상화를 담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