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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진' 정통부 '작아진' 방송위

인수위 2차 정부조직개편안…미래부-방송정책, 방통위-규제기능만

김고은 기자  2013.01.23 13: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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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진영 부위원장이 22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정부조직개편안의 후속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통부 플러스 알파, 방송위 마이너스 알파’
22일 공개된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한 총평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날 정보통신기술(ICT) 및 방송정책 대부분을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이관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2차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미래창조과학부에 2명의 복수 차관을 두고 각각 과학기술과 ICT를 전담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ICT 전담 차관은 △방통위의 방송통신융합 및 진흥 기능 △행정안전부의 정보화기획 업무 △문화체육관광부의 디지털콘텐츠 △지식경제부의 ICT 연구개발 등의 업무를 넘겨받게 됐다. 방통위는 방송의 규제 전담 기구로 축소돼 방송의 인허가와 재허가 업무 등만을 맡게 될 전망이다.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방송통신이 융합돼 있기 때문에 방통위의 어느 과가 미래부로 이전하는지는 구분이 쉽지 않다”면서 “방송 규제의 경우 방통위에 남고 진흥과 통신의 기능은 시장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미래부로 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송통신기술정책과 같이 규제와 진흥의 성격을 함께 가진 업무의 경우 진흥 기능을 강조해 미래부로 옮기기로 했다. 방통위 소관의 방송광고와 전파 업무,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 업무도 미래부로 이관된다. 유 간사는 다만 “방통위원장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5년 전 방통위, 지경부, 행안부 등으로 쪼개졌던 정보통신부 기능이 미래부의 ICT 전담 차관 밑으로 재집결한다. 이에 더해 옛 정통부에 없었던 문화부의 디지털콘텐츠 기능과 방송광고 정책까지 추가되면서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기기)를 아우르는 ‘스마트 정통부’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옛 정통부 출신을 주축으로 한 방통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ICT 전담 부처 신설이 물 건너 간 마당에 미래부 내에서 문화부의 콘텐츠 기능까지 흡수하며 ICT 진흥 및 정책 업무에 대한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반면 ‘남은 방통위’는 울상이다. 인수위 발표대로라면 방통위에 남는 기능은 지상파와 케이블, 위성방송 등의 인허가와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등의 업무뿐이다. 방송정책국 산하 지상파방송정책과와 방송채널정책국, 이용자보호국 등 5개 과 정도만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의 위상 변화는 없다지만, 사실상 옛 방송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방통위 내부에선 “직원 10명만 있어도 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공영방송 경영진 인사나 방송 인허가는 3년, 5년 단위로 하는데 그걸 빼면 무슨 일을 해야 하냐”며 “일상적 기능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그림 그리기로 방송 정책권을 가져가겠다는 어이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이번 논의 과정에서 방송에 대한 이해를 가진 사람이 전혀 없었다”며 “방송에 대한 경시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 부처에 대한 인수위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인수위는 이날 조직 개편 내용을 발표하면서 문화부의 방송광고 업무를 미래부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방송광고 업무는 지난해 문화부에서 방통위로 넘어갔다.

미래부와의 업무 분장도 여전히 애매한 상황이다. 일례로 IPTV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사례이기 때문에 미래부 소관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위성방송과 IPTV 서비스가 결합한 KT스카이라이프의 OTS의 경우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업무 분장을 둘러싸고 소관 부처별 갈등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번 방통위 개편안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크게 뒤집히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이 ‘방통위의 방송정책 기능 사수’를 주장하고 있어 일부 협상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민주당 언론대책위원회와 야권 추천 방통위원들은 2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언론자유와 방송의 공공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기존 방송위 업무와 기능 이상을 마지노선으로 확보한다는 전제 하에 방송정책권은 독임제 부처가 아닌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에 남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