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이 최근 배임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된 건에 경찰에서 ‘무혐의’ 결정을 받은 뒤 연일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보름 가까이 미뤘던 이상호 기자 해고 결재를 다음날 바로 처리하는가 하면 정직기간이 끝난 김민식 PD 등에 교육발령, 최일구 앵커 등에 교육 연장 발령을 냈다. KAL기 폭파범 김현희씨 특별대담을 긴급 편성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노조는 ‘MBC 정상화’로 가는 길이 요원해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노조는 지난 17일 추가 교육발령이 내려지자 “김재철 사장의 MBC 망가뜨리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김 사장이 남아있는 한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얼마 전 이근행 전 노조위원장과 정대균 노조 수석부위원장의 특별채용이 결정되고 이상호 기자의 인사위원회 이후 사장 결재가 지연됐던 것 등을 두고 미세한 기류 변화를 감지하는 시각도 있었으나 ‘혹시나’하는 기대가 ‘역시나’하는 자조로 바뀌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MBC 내부에서는 김재철 사장의 행보를 분석하거나 거취문제를 예측하는 일에 지친 분위기다. 한 기자는 “김 사장은 상식을 뛰어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예측과 전망을 번번이 빗나갔다”면서 “지금도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MBC에선 “도무지 모르겠다”는 말만 구성원들 사이에 차고 넘친다.
예측불허 상황 속 ‘설마’가 ‘현실’이 된 대표적인 예가 최근 단행한 교육발령이다. 정직 6개월을 받은 김민식 PD 등 4명에게 18일부터 3개월간 MBC 아카데미 교육을 받도록 발령을 냈고, 정직 3개월을 받고 지난해 10월부터 교육을 받고 있는 최일구, 김세용 앵커 등 8명에 대해서는 교육 3개월 연장 조치를 내렸다. 사규에 6개월로 규정된 최장 교육기간을 꽉 채우게 된 셈이다.
김재철 사장의 거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사안은 현재로서 두 가지다.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사퇴 여부와 조만간 발표될 감사원의 방문진 감사 결과가 그것이다.
김 이사장은 논문이 ‘표절’로 판명돼 스스로 공언했던 사퇴가 불가피하게 됐다. 23, 24일 연이어 열릴 방문진 이사회에서 거취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방문진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최종 결과 발표가 미뤄지고 있어 지난 2008년 KBS 감사에서 감사에 착수한지 55일 만에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을 결정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